(下) 中, 환율 균형·경기부양 안간힘
트럼프 2기 관세 폭탄 우려 대비
달러당 7.6위안까지 절하 용인
이달 지준율 인하해 시장 공급 확대
598조원 특별국채 카드도 준비
트럼프 2기 관세 폭탄 우려 대비
달러당 7.6위안까지 절하 용인
이달 지준율 인하해 시장 공급 확대
598조원 특별국채 카드도 준비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면서도 환율 변동성의 폭을 허용하며, 환율을 더 유연하게 운용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동성 확대로 내수 부양을 시도하면서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벽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 폭탄' 리스크까지 대비 중인 중국은 달러당 7.5~7.6위안 정도까지 가치가 하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2008년 이후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위안 내외로 엄격하게 관리해왔다.
국내 경기 부양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환율의 균형점 찾기가 필요했다. 올해 들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간 가격 설정과 국유 은행의 달러 매도 등으로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을 연일 7.3위안 안팎으로 유지해 왔다.
■중국, 달러당 7.5~7.6위안까지 용인
위안화 가치는 지난 3일 한때 100bp를 넘어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3위안 아래로 떨어지며 장중 최저치인 7.3174를 기록했다. 8일에는 7.3469까지 치솟았다. 이는 "중앙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청신호'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
이상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8일 "중국 당국이 달러당 7.5~7.6위안 까지의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면서, 과도한 개입이나 방어는 하지 않겠다는 자세"라고 분석했다. 수출 시장에서 위안화 절하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도 고려했다. 그는 "급격한 변동에 따른 환율 리스크는 차단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급격한 변동은 자본 유출 속도를 높이고, 증시 폭락 등 증권·금융시장의 혼란마저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낙폭을 주시하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 역시 이 같은 입장을 최근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 4일 "올해 적절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면서도,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환율 초과 조정 리스크를 단호히 막겠다"고 공개했다.
■중국 당국, 유동성 확대로 내수 부양
한편 강달러가 전 세계 유동 자금을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전에 비해 더 적극적인 유동성 확대로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자세다. 부동산 거품 조정 등을 위한 제한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을 넘어서는 보다 확대된 대응 정책이 기대되는 이유다.
인민은행은 4일 "올해는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해 금리인하를 통해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융 총량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점 분야로 금융리스크 예방과 내수확대 주력 등을 꼽고 이를 위한 통화금융환경 조성 의지를 밝힌 것이다.
중국의 경제정책 최고 결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지난해 12월 통화정책 기조를 '온건'에서 '적절한 완화'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설 전에 지준율 인하 등 단행 전망
실행 수단으로는 지급준비율(지준율·RRR)인하, 특별국채 발행, 금리 인하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준율과 특별국채라는 두 가지 카드가 우선적으로 쓰일 분위기다. 중앙은행의 결심만으로도 시행 가능한 지준율 인하는 이달 춘절(중국 설) 연휴 전후로 단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궈하이증권은 3일 현지 매체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춘제 이후 자금 공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달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준율이 0.5% 낮아지면 장기 자금 1조위안(약 200조원)가량이 풀려 은행 간 자금 결손을 충당할 수 있다"면서 200조원가량의 유동성이 더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위안(약 598조원)인 특별국채를 조기에 더 광범위한 분야에 쓰겠다는 정부 입장도 내수진작을 위한 주요 카드다.
성균관대 김민성 교수는 "강달러가 지속되는 환율의 진퇴양난의 딜레마 속에서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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