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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혁의 우주시대] 트럼프 2.0 시대의 우주정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9 19:10

수정 2025.01.09 20:33

달탐사 ‘아르테미스’ 앞장
사업가 마인드 십분발휘
민간주도 우주개발 가속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미국 연방의회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헌법과 선거개표법에 규정된 대선 공식절차가 마무리되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일 집권 2기를 맞게 된다.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고 트럼프의 당선으로 수권정당이 된 공화당을 중심으로 미국 권력의 지형이 바뀌면서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가 트럼프의 외교· 무역 정책이 자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바쁘다.

2016년 미국 대선 가도에 처음 등장한 사업가 트럼프가 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의 캐치프레이즈를 들고나와 미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만 해도 우익 포퓰리즘의 승리쯤으로 치부한 인식이 팽배하였다. 이제는 트럼프 2.0시대를 맞아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지향하고 있는 보수적 가치에 기반을 둔 '트럼프 정책'은 물론, 미국 유권자들이 다시 한번 표를 몰아 선택한 '트럼프 현상'이 미칠 영향도 전 세계가 인지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되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제일의 부자이자 기술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의 브로맨스가 전 세계 정치 및 경제의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공동장관으로 지명된 머스크의 간판 기업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 대변되는 자동차산업과 우주산업의 큰 변화를 예견하는 의견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매우 공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보였던 트럼프는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로 자수성가한 아버지로부터 배운 남다른 인생관과 사업 감각으로 뉴욕 상류층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트럼프 타워의 성공과 카지노 사업의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트럼프' 브랜드를 구축했다. 10년 이상 진행된 TV 리얼리티쇼 진행자로서 자리를 굳히며 단순히 사업가를 넘어선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세간의 인식에는 정치 초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몰이를 위해 반이민정서 및 보호무역 등 자국우선주의 정책만 드라이브한 것으로 각인되었을지 모르나, 과학기술과는 거의 무관했던 그가 우주개발의 역사에 케네디 대통령 못지않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이 있는데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려는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착수다. 2017년 12월에 서명한 대통령 우주정책명령 1호를 통하여 미국의 유인우주탐사프로그램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오기 위해 '우선 달로 돌아가자'는 우주 탐사의 기조를 선언하며 미국 중심의 우주개발 동맹을 재편하게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2021년에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하여 동맹의 일원이 된 바 있다.

'화성 먼저'의 기조를 내세우며 8년간의 집권 기간 우주 탐사의 가시적인 성과가 미미했던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교훈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달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적인 마인드를 십분 발휘, 민간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집권기간 내에 가시적인 달 탐사의 성과 목표를 요구하여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조직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나라 우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주 탐사는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부로 진행되는 상업적 달배송서비스(CLPS)는 14개의 민간기업이 NASA와 협약을 맺고 달의 특정 지역에 사람과 물자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우주경제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연방정부의 예산집행의 효용성을 감시하는 정부효율부의 임무를 맡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첫 민간우주유영의 역사를 새로 썼던 40대의 IT 기업인을 NASA 청장 후보로 임명한 사실만으로도 NASA는 물론, 우리나라에까지 미칠 우주정책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신년사를 통해 민간중심의 우주항공경제를 강조한 우주항공청도, 달 착륙선 개발에 착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트럼프 2.0시대를 맞이할 디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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