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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과 주식교환 등 제시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PE 세컨더리딜 주목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과 주식교환 등 제시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PE 세컨더리딜 주목
[파이낸셜뉴스]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석유화학기업 등은 JV(조인트벤처, 합작법인)로 미래를 도모해야할 필요가 있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사진)가 말하는 2025년 성장이 정체되고 사업모델이 흔들리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사업재편 해법이다. 이런 대기업 사업부문에 대한 카브아웃(carve-out·사업부 분할 후 인수)'은 원매자가 일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사업들이 많아 딜(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아서다.
■"경영 波高, JV로 극복해야"
민 대표는 1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석유화학기업, 면세점 등 유통기업, 일부 플랫폼기업은 대안적인 구조로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들과 주식교환 등을 통한 JV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사업은 M&A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한 매물이다.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현재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대형PE를 통한 M&A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의 막대한 에틸렌 생산(2023년 기준 5174만t) 및 저가공세로 타격을 받고 있다. 2025년부터 완공되는 중동 주요 국가들의 석유화학 공장 6개에서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100달러에 불과하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전남 여수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하고 에틸렌과 같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24년 초 대산·여수 공장에서 SM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나주 공장에서 알코올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그는 JV가 일부 셧다운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처하고, 경쟁력있는 설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현재 경영환경의 파고(波高)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란 설명이다.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2022년에 인수했던 SK마이크로웍스가 JV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처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산업용 필름 부문 JV를 설립,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앤컴퍼니가 JV 지분 82%,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8%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는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는 국가대표급 기업이 아니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정 부분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구조조정해서 사업부를 매각하기 어려우면 JV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회계제도상 JV와 같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우 연결에서 제외돼 기업규모가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팔리지 않는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C레벨)들은 대기업그룹 내에서 잘 할 수 없는 자회사들은 과감히 매각해 핵심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이 핵심"
PE간 포트폴리오의 세컨더리(구주유통) 딜(거래)도 그가 2025년에 집중하는 포인트다.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봐서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자산운용사 또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지분을 되사오는 형태의 간접투자를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버블이 형성되면서 일부 고성장 업종의 경우 에비타멀티플(EV/EBITDA)이 20배 이상였던 때도 있었다. 최근까지도 10~12배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올해는 두자리수 멀티플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을 시도했다가 밸류에이션 갭(가치 차지)으로 만기를 연장했던 PE들의 포트폴리오가 올해는 투자자(LP) 등의 영향으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에비타멀티플은 피인수기업의 현금창출력 대비 몇 배의 가격으로 인수하는지를 나타내는 기업 평가방법 중 하나다.
그는 "최근 현금흐름 개선이 눈에 보이는 기업들은 물론 소재부품, 테크기업 등 PE 포트폴리오가 세컨더리 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AI(인공지능) 메가 트렌드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 기업, 뷰티 헬스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성장기업이 딜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봤다.
곽윤구 딜 그룹 서비스 그룹장은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가 EQT파트너스에 매각한 케이제이환경처럼 수직계열화하고 규모를 키우면 대형 PE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밸류에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PE의 엑시트(회수)를 위해 과거처럼 대기업을 원매자로 동원하기 어려운 만큼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으로 조정, 매각하는 것이 올해 M&A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PE의 인수 후 상장폐지하는 오스템임플란트같은 딜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내려가는 등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심화되서다.
민 대표는 "PE가 상장사를 인수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관리 부담이 늘어나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와 펀더멘탈(기초체력)간 괴리가 심한 만큼 PE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 전체를 컨트롤하는 전략이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일PwC는 최근에 연간 150건 이상 M&A 업무에 참여했다. 매각 자문을 수행한 주요 프로젝트는 제이엔텍, SK피유코어, SK엔펄스,보령바이오파마, 쌍용레미콘, YTN,광진화학, 초록뱀미디어, 블루원, 모트롤, 티르티르,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 에테르시티, SKC 세라믹사업부, 전주페이터 등의 딜에서 매각주간을 맡았다.
매수 자문으로는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EQT의 KJ환경 인수 실사, 올림푸스제일차의 에스에스지닷컴 투자, E1-HPS 컨소시엄의 하나파워패키지 인수 , 어피니티의 SK렌트가 인수 알키메드의 Jeisys Medical 인수,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졸리비 푸드의 컴포즈커피 인수 등이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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