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한 경호처장, 오늘 스스로 관저 나올까?

변호사 선임이 자진 출석 의미하지는 않아
법적 명분 만들어 지연 전략일 수도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출석할지 주목된다. 경찰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3차 출석 요구일을 앞두고 변호인을 선임했다. 박 처장은 지난 7일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뒤 경호처를 통해 "변호인을 선임해 출석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변호사 선임이 곧 출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찰의 체포영장 발부를 염두에 둔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안팎에선 이날 박 처장이 청사로 나오지 않으면 주말 사이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뒤 다음 초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박 처장 신병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측이 경찰엔 체포영장 집행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박 처장 체포를 명분으로 한남동 관저 장악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눈앞에서 수장이 체포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호처의 저항 의지 상실을 경찰 입장에선 기대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박 처장이 변호사를 통해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을 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출석 거부가 아니라, 대통령 경호 때문에 부득이하게 출석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법적 명분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경찰의 관저 출동을 지연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실제 박 처장 측은 10일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며, 변호사 선임계 역시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석이 체포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채증을 통해 상당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혐의도 받고 있다.


[e-mail]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