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목사 주최 집회에 참가해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전 목사 집회' 참석한 윤 의원 "너무 존귀하신 목사님"
윤 의원은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전 목사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연단에 오른 윤 의원을 향해 “다음 대통령 내가 하려고 했는데 윤 의원에게 물려줘야겠다”며 "윤상현이 최고래요. 잘하면 대통령 되겠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성스러운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너무나도 존귀하신 전광훈 목사님, 나라를 지키는데 가장 선봉에 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이번에 살아나면 외무부 장관 시켜달라 하라”고 화답했다.
전 목사가 “국민의힘 정당, 왜 이 사람들은 하나가 안 돼요”라고 하자 윤 의원은 “송구스럽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전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막아내지 못했다”라며 사죄의 큰절을 한 바 있다.
여권에서도 우려 목소리 "분열 촉진, 후유증 남을 것"
이들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보수 정당의 5선 중진 의원이 극우주의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에서 “우리 당이 전광훈 목사와 합당이나 자매결연을 하나 싶을 정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 8일 CBS를 통해 "광장 정치처럼 비춰지는 것이 과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떠올리게 해서 매우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8일 SBS 라디오에서 “측근들이 전광훈 목사 집회에 가서 자신들이 보수의 아이콘인 것처럼 비치지 말고 윤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9일에는 일부 의원들의 한남동 집회 참여를 두고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판에 올라타 부화뇌동하는 것”이라며 “갈등과 반목, 분열을 촉진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목사를 경계했다. 잇따른 막말로 논란이 된 김재원 전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게 대표적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며 전 목사를 칭송하는 발언 등을 해 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지자자들에게 윤석열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하도록 적극 선전·선동했다"며 윤상현, 김민전 의원과 전 목사를 특수공무방해 교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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