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출중개·관리업을 영위하는 핀테크 기업 핀다는 지난 2023년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JB금융그룹이 핀다 지분 15%를 투자하면서 투자자로 합류했는데, 금융지주의 핀테크 출자 제한 영향으로 JB금융지주가 5%, 전북은행이 10%를 각각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향후 핀테크가 한 금융지주사에서 15% 투자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금융지주 투자 유치시 절차적 편의성과 투자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핵심 추진과제에 금융지주 핀테크 지분 보유 한도를 5% 이내에서 15%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기자 '데스밸리'를 지나던 한국 핀테크 업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5년 만의 규제 완화에 '제한적 투자'와 '인수' 등 한정된 선택지만 놓고 고민하던 핀테크 업계가 경영권을 보유한 채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업계는 이번 제도 개선을 놓고 "투자 활로가 1차선에서 3차선 도로로 확장됐다. 막힌 혈관이 뚫리듯 투자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핀테크 출신'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의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2021년 두나무와 빗썸, 2022년 한국신용데이터가 유니콘 반열에 오른 이후 2년 동안 핀테크 업계에서는 유니콘기업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집계한 한국 유니콘 기업 중 핀테크는 토스가 유일하다.
이런 가운데 당국의 규제 완화로 업계 전반에서는 제2, 제3의 유니콘기업이 출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아예 적은 투자를 받거나 (금융지주에) 완전히 인수가 되는 등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며 "이제는 투자 비율이 늘어났으니 핀테크 입장에서는 금융지주의 재정적, 전략적 지원을 더 많이 받으면서도 경영 독립성을 지키며 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지분 투자 제한을 15%까지 확대했으니 (금융지주사가) 유니콘으로 가는 핀테크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적정한 수준의 지분을 투자하면서 핀테크기업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브랜드 및 플랫폼을 강화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디지털·맞춤형 금융 서비스 개발 △빠른 대출 및 모바일 결제 활성화 △핀테크 기술을 통한 금융서비스 비용 절감 △신용평가 체계 개선 등의 순기능이 상생 효과로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들은 금융사가 받는 각종 규제를 받지 않고, 적용받는 법도 달라 핀테크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나 개발할 수 있는 신기술이 있다"며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경험하지 못한 신기술이 나오거나 모빌리티와 금융을 결합해 자동차 안에서 뱅킹이 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yesji@fnnews.com 김예지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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