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제마진 5.3달러, 손익분기점 회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3·4분기 국제유가 하락과 업황 둔화로 일제히 영업적자를 냈던 정유업계가 4·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의 수익지표가 되는 정제마진이 바닥을 찍고 소폭 상승한 영향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17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직전 분기에는 4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역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4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직전 분기 484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해도 큰 회복세다.
지난해 3·4분기에는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까지 포함한 정유 4사는 합산 1조5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부진해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4·4분기 실적 반등세는 정유사 수익성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회복된 영향이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정제마진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3·4분기 3.6달러로 손익분기점 아래에 머물렀지만 12월에는 5.3달러로 올라섰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개선과 환율 상승에 따라 10월부터 정유 부문의 흑자가 확대됐다"며 "전 분기 발생한 재고 관련 손실과 역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감소)도 제거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절기에 정유 공장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고 공급이 감소한 여건에서, 난방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환율이 상승한 점은 실적 개선세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 여파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예정된 상황이 맞물리면서 환율 변동성은 아직까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유사는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하기에 고환율 상황에서 환차손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달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지켜보고 있다"며 "화석연료를 확대하는 정책이 정유업계에 유리할 수 있지만, 글로벌 수요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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