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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예고 종목도 2배 이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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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한 기업이 늘면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증가하고 있다. 시설투자, 사업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등을 공시했다가 제때 자금이 납입이 안 되거나 백지화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낙인이 찍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총 19곳에 이른다.
지난해 11월과 12월의 불성실공인법인 지정 건수는 각각 13건, 11건으로 최근 3개월 내 최다 규모다. 지난해 1월 16곳과 비교해도 높아진 수치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법인이 자본시장법이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의한 공시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제재조치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가볍게는 투자자에게 이 사실이 공표될 뿐만 아니라 1년 이내 벌점 누계가 15점 이상인 경우 시장 퇴출 여부를 심사하기도 한다.
특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중소형 기업 사례가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불성실공시법인 중 유상증자 관련이 5건, 전환사채와 단기차입금 관련이 각각 2건 등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기업 자금조달 공시가 늘어난 가운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로를 겪은 불성실공시법인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불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퀀텀온은 유상증자 납입기일 6개월 이상 연기 등의 사유로 벌점 9.5점을 받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당초 지난 5월 21일 60억원 규모 제3자 유가증권 납입일을 16차례 연기한 탓이다. 이를 통해 유치하는 투자 규모도 24억6000만원까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제주맥주와 셀피글로벌도 납입기일을 미루는 공시변경으로 제재를 받았다. 제주맥주는 전환사채 납입기일을, 셀피글로벌은 유상증자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연기했다.
옵트론텍과 한선엔지니어링은 단기차입금 증가를 뒤늦게 공시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옵트론텍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을 5개월 이상 2건이나 지연 공시한 데다 비금융기관에서 차입했다. 옵트론텍은 지난달 10일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또 알멕은 '단일판매·공급계약 이행금액 50% 이상 변경'을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이 됐다. 그 배경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꼽힌다. 당초 미국 전기차 부품사와 556억원, 캐나다 2위 자동차 부품사 리나마와 470억원 규모 전기차용 부품 납품계약을 했다고 알렸다가 11월에 공시를 통해 각각 163억원, 91억원으로 계약 규모를 정정했다.
KS인더스트리는 제3자배정 대상자가 증자 대금을 미납하면서 유상증자를 백지화했다.
이런 가운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된 종목도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10곳에 그쳤는데 올해는 22곳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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