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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냄새가 그리울 땐 시장으로 가보자!"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6 09:28

수정 2025.02.06 09:44

한국관광공사 추천 전국 5일장
경기 성남 모란전통시장 입구 /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기 성남 모란전통시장 입구 /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장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새로운 지역을 찾아나선 여행객들에게도 시장은 꼭 가봐야 할 장소의 하나로 꼽힌다. 그곳엔 사람이 있고, 삶이 있고, 정(情)이 흘러넘쳐서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만한 여행지로 전국의 유명 5일장 5곳을 추천했다. 경기 성남의 모란민속5일장을 비롯해 북평민속시장(강원 동해), 단양구경시장(충북 단양), 창녕전통시장(경남 창녕), 광주말바우시장(광주 북구) 등이다.



"뻥이요!" 모란민속5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뻥튀기 장수
"뻥이요!" 모란민속5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뻥튀기 장수
갓 짠 모란민속5일장표 참기름 / 한국관광공사 제공
갓 짠 모란민속5일장표 참기름 / 한국관광공사 제공

■매월 4·9일은 모란민속5일장 가는 날

수도권 최대 5일장인 경기 성남 모란민속5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가 5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공터에 천막이 쳐지고, 좌판이 들어선다. 찬바람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드니, 뜨거운 것이 당긴다.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칼국수, 국밥까지 입맛 돋우고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지천이다.

모란민속5일장엔 기름집이 모여있는 백년기름특화거리가 있다. 춘천, 천안, 화성, 여주, 강진 기름집 등 간판만 봐도 전국 팔도 기름집이 다 모였다. 모란종합시장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한 ‘로스팅랩’에선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이름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기름 종류별 일반 교육과 기름 압착 과정 시연, 기름시장 골목 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고소함이 가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3월부터 운영 예정이어서 지금은 단체의 경우만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단돈 1000원으로 도심 속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성남종합운동장 야외썰매장도 지척이다. 또 현대식 건물로 편의성을 더한 성남중앙공설시장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소머리국밥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소머리국밥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2대 사장님이 커다란 솥에서 소머리국밥을 끓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2대 사장님이 커다란 솥에서 소머리국밥을 끓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그곳엔 사람과 삶이 있다, 북평민속시장

강원도 동해 북평민속시장은 끝자리가 3, 8일인 날에 장이 선다. 북평장은 조선 정조대왕 시절인 지난 1796년에 시작됐으며, 문화광장은 과거 강원도 최대의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우시장은 지난 2008년 삼척시 미로면에 새로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거리로 남아있다.

북평민속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었으니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활용한 국밥집이 생긴 건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국밥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묵호 등대 앞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다. 동해와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공중 외줄을 자전거로 건너는 스카이 사이클을 타고 스릴도 즐겨보자.

바삭한 누룽지가 들어가는 단양구경시장 흑마늘누룽지닭강정
바삭한 누룽지가 들어가는 단양구경시장 흑마늘누룽지닭강정
단양구경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육쪽마늘 /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구경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육쪽마늘 / 한국관광공사 제공

■단양8경에 마늘 더하기, 단양구경시장

충북 단양 구경시장은 단양 8경에 1경을 더해 '구경'이다. 시장 구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120여개의 매장이 모여 이뤄진 상설 재래시장으로 단양전통시장이 전신이다.

단양구경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 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 마을의 큰 일교차로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한지형 토종 마늘이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이 들어간 먹을거리로 시장 음식을 특화했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도 종류마다, 가게마다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큼지막하게 썰어내는 시식용 먹을거리도 시장의 인심을 더한다. 일부 맛집은 주말의 경우 '웨이팅'이 기본이다. 몇몇 가게는 평일엔 쉬고 주말에만 문을 연다.

단양군 적성면에 있는 높이 25m의 전망대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의 새로운 명소다. 여기에 서면 소백산 설경과 단양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남한강 암벽을 따라 1.12㎞ 이어지는 단양강 잔도에선 강의 얼음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마솥에 뜨겁게 끓여내는 창녕전통시장 수구레국밥
가마솥에 뜨겁게 끓여내는 창녕전통시장 수구레국밥
창녕전통시장 찹쌀호떡 / 한국관광공사 제공
창녕전통시장 찹쌀호떡 / 한국관광공사 제공

■창녕전통시장서 맛보는 수구레국밥

경남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장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라고 하니 어느덧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5일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창녕전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전국적인 산지로 꼽히는 마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양파도 아니다. 바로 수구레국밥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출연자들이 수구레국밥을 먹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창녕 명물로 떠올랐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 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다. 시장 주변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있다.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빨간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국밥을 한 그릇 뚝딱 먹고난 뒤 맛보는 꽈배기와 찹쌀호떡의 맛도 일품이다.

창녕은 조선시대에 현감을 두었던 큰 고을이다. 특히 창녕전통시장 주변에 창녕향교, 석빙고, 신라 진흥왕 척경비 등 역사 유적이 몰려 있어 문화유적 답사를 겸해도 좋다.

광주 말바우시장의 명물 팥죽
광주 말바우시장의 명물 팥죽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파는 팥죽은 국내산 팥과 손수 빚은 새알심으로 만든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파는 팥죽은 국내산 팥과 손수 빚은 새알심으로 만든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마음을 녹이는 달콤한 맛, 말바우시장

무려 500여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있는 말바우시장은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이다.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데, 그중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배도 부르고 몸에도 좋은 팥죽과 동지죽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말랑말랑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가게마다 손맛이 다르기 때문에 팥죽 맛도 다 다르다. 집집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맛도 일품이다. 값도 착해서 한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으니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은 인심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기념하며 조성한 국립5·18민주묘지에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호남지역 첫번째 박물관이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지은 최초의 지역 국립박물관인 국립광주박물관에선 선사시대 유물부터 고려와 조선시대 청자·백자까지 상시 관람할 수 있으니 이곳들도 한번 둘러보길 권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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