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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양 살해 교사, 月100만원 공무원연금 받는다

뉴시스

입력 2025.02.16 06:01

수정 2025.02.16 09:50

내란·외환 등 제한적 경우만 수급권 박탈 "중범죄 공무원 연금은 박탈할 필요 있어" 연금액 50% 감액해도 여전히 많은 금액 국민연금 평균 웃돌아…기여금 대비 두 배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고(故) 김하늘 양의 발인식이 이뤄진 지난 14일 오전 하늘 양의 운구행렬이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영결식장을 나서고 있다. 2025.02.14.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고(故) 김하늘 양의 발인식이 이뤄진 지난 14일 오전 하늘 양의 운구행렬이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영결식장을 나서고 있다. 2025.02.1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고(故) 김하늘(7)양을 살해한 40대 교사 A씨가 공무원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면'에 해당하는 죄에도 연금 절반을 수령할 수 있는 가운데 금액도 국민연금 평균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중범죄를 저질러 파면을 당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연금 수급권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공무원연금법 등에 따르면 A씨가 교육부 감사 이후 파면 처분을 받으면 공무원연금액은 50% 줄어들게 된다.

공무원과 교직원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임 ▲파면으로 나뉜다.

자격만 박탈되는 해임과 달리 파면은 자격 박탈과 더불어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이 감액된다. 5년 미만 일한 경우 25%, 5년 이상은 50%를 감액한다.

지난 2023년 기준 공무원 가운데 파면을 당한 공무원은 81명으로 집계 됐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에는 범죄에 따른 연금 수급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는데 공무원의 경우 품위 유지 및 성실 의무를 강제하기 위해 이 같은 법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뉴시스] 박우경 기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 김하늘(7)양의 발인일인 14일 오전 대전 정수원 앞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5.2.14. spacedust1@newsis.com
[대전=뉴시스] 박우경 기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 김하늘(7)양의 발인일인 14일 오전 대전 정수원 앞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5.2.14. spacedust1@newsis.com

하지만 기여금과 비교해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금연구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일을 시작한 20년차 교원의 공무원 연금은 약 200만원 안팎이다.

연금제도에 1년 가입할 때마다 지급을 약속하는 '연간 연금지급률(연간 급여승율)'이 2005년 2.1%부터 최근 1.75%까지 점차 낮아지는 상황을 반영해 계산한 결과다.

만약 평균 월급을 4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연금 수령액은 약 150만원, 500만원이라면 188만원, 600만원이라면 226만원 수준이 된다.

국민연금이 연간 연금지급률이 1%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두 배 가량 높다는 의미다.

실제 국민연금(노령연금) 평균 수급액이 작년 10월 기준 65만원, 20년 이상 가입자 평균 수급액이 10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가량 높다. 공무원들의 기여금 대비하면 4배 가량 많다.

가해 교사 A씨는 교직 생활을 20년 했기 때문에 65세 이후 매월 약 100만원의 연금을 평생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명 연금연구회 연구원에 따르면 2028년 소득대체율이 40%로 떨어지는 국민연금과 달리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은 보험료를 18%(정부 9%·개인 9%) 내고 68%의 소득대체율을 보장받는다.

연금개혁에 성공한 핀란드 공무원의 연금 지급률은 1.5%, 소득대체율 60%다. 핀란드의 공무원연금은 28%가 넘는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의 부담 수준은 이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A씨의 나이와 공무원 시작 연령, 교사 연봉, 그리고 최근 비율이 올라간 기여금 9% 등을 통해 아주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면 월급 400만원인 경우 20년간 총기여금은 8640만원, 500만원인 경우 1억800만원, 600만원인 경우 1억2900만원이 나온다.

각각 7년, 9년, 11년이면 기여금만큼 돌려받는 시기는 끝난다는 것이다. 여성 평균 수명이 85세임을 고려한다면 A씨는 13년, 11년, 9년을 본인의 기여 이상의 연금 생활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공무원연금 구조로 A씨는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 또는 그보다 높은 수준의 연금을 국가로부터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현행 공무원 연금법이 너무 제한적일 때에만 연금수급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무원연금법상 형법상 내란·외환을 저지르거나 군형법상 반란·이적, 국가보안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만 이미 낸 기여금의 총액과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반환받게만 돼 있다. 이 외에는 평생 50%의 연금은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금연구자는 "공무원 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에 비해 기여금에 비해 너무 많이 받는 구조인데, 이번 사건과 같은 중범죄 공무원 연금을 박탈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늘봄 교실 이후 귀가하려던 하늘양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하늘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는 당일에 마트에서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김하늘(7)양을 추모하는 아이와 부모가 꽃을 내려놓고 있다. 2025.02.12. kdh1917@newsis.com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김하늘(7)양을 추모하는 아이와 부모가 꽃을 내려놓고 있다. 2025.02.12. kdh19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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