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아이들 발자국 소리가 사라졌다", 입학생 '0명' 초등학교 180곳으로 '급증'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4 11:00

수정 2025.03.04 13:54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입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지방의 학교들은 입학생이 없어 어느 때보다 조용한 신학기를 맞고 있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공교육 일선에서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최근 10년간 10만명 가까이 줄어들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35만6258명에 불과하다. 10년 전 45만5680명에 비해 21.8%(9만9421명) 감소한 수치다.



현재 지방의 초·중·고 학교 상황은 심각하다. 올해 서울에서는 단 한 곳도 빠짐없이 학교를 열었지만 지방에서는 지난해 33곳에 이어 올해도 49곳의 학교가 문을 닫았다. 초등학교가 38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는 3곳이 올해 폐교 예정이다. 입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도 지난해 112곳에서 올해 180여 곳으로 늘었다.

이러다 보니 지방에서는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거나 아예 학교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는 중이다. '인구 소멸' 위기의 지방이 아니더라도 고령화가 진행된 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이미 누적된 저출생의 결과로 당분간 학령인구는 반등이 불가능한 상태다. 2010년대 이미 합계출산율이 1명 초반 수준에 머무르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0.75명까지 추락한 상태다. 출생아 수 역시 2004년 47만6958명에서 지난해 23만83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2018년생 이후로도 후배들이 계속해서 적게 태어났다는 의미다.

일선 학교의 어려움은 특히 지방에서 더 크게 가시화되는 중이다. 젊은 인구가 빠져나가며 학령인구를 자녀로 두는 젊은 가구의 비중이 적어져서다. 지난 10년 동안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전북(-36.6%)이다. 이어 경북(-33.3%)과 경남(-31.7%)이 뒤를 이었다. 2004년과 비교한 2024년 시도별 출생아 수 역시 지방권인 전북(-60.6%), 광주(-59.3%) 등이 서울(-58.3%)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교육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폐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문을 닫는 초·중·고교는 모두 49곳에 이른다. 2021년 24곳, 2022년 25곳, 2023년 22곳으로 주춤하다 지난해부터 33곳으로 본격적으로 폐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중이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 비중은 38곳(77.5%)에 이른다.

폐교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1학년 학급을 비워둔 채 학기를 시작하는 학교도 생겨났다.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지난해 총 112곳에 달했다. 올해도 인구감소가 이어지며 입학생을 받지 못한 학교는 180곳으로 늘어났다.

학령인구 감소는 비단 시골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을 제외하면 인구가 적지 않은 대도시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대구에서도 시내에서 최초로 '합동 입학식'을 치렀다. 대구지역 초등학생 수가 지난해 대비 9.2% 가량 급감한 결과 '나홀로 신입생'을 받은 학교가 여럿 생겨나서다. 광주 도심에서도 동구 중앙초등학교가 단 한 명의 신입생을 받아 '1인 입학식'을 열었다. 부산에는 입학생 10명을 채우지 못하는 '초미니' 학교가 올해 29곳에 달했다. 신입생이 10명 미만인 초등학교도 2023년 16곳, 지난해 26곳으로 증가 추세다.

한편 이날 서울 마포구의 서울아현초등학교는 올해 개교 100주년을 기념 입학식을 열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행사에 참여해 새내기들에게 직접 축사를 건넸다. 정 교육감은 "아현초의 100주년을 맞이해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번 입학식은 여러분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이며, 교육 공동체가 함께 협력해 미래를 여는 기대가 가득한 순간"이라며 "앞으로 여러분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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