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도 무효 될 것" 관저 앞 600명 몰려
경찰, 18개 부대 1100여명 투입
경찰, 18개 부대 1100여명 투입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 지귀연 판사에게 함성!"
7일 오후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은 대통령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사기탄핵 원천무효', '자유민주주의 회복', '이재명 구속', '주사파 척결',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이라 적힌 피켓과 태극기·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탄핵 기각", "대통령 복귀" 등 구호를 외쳤다. 인도뿐 아니라 상행선 4개 차선 중 3개 차선이 지지자들로 들어찼다. 경찰 비공식 추산 600여명이 모였다.
무대에 선 연사들은 "구속취소 청구 받아들인 지귀연 부장판사 정말 잘했다.
다른 연사는 "헌재가 충격을 받지 않았겠느냐. 탄핵은 무효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대는 소란스러워졌다. 마이크를 잡은 한 진행자가 "대통령을 모시러 간 것 아니겠느냐"고 외치자, 이들은 거센 함성을 질렀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거나 만세를 외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날 관저 앞을 찾은 이들은 윤 대통령이 곧 관저로 돌아올 거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양모씨(60대)는 "아까 누가 대통령님께 드릴 케이크랑 꽃다발을 사와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는데 빈손으로 와서 아쉽다"며 "빨리 오셔서 환영의 손뼉을 쳐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 구속 취소 소식에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헌재가 압박을 느낄 거라고 예상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김모씨(65)는 "대통령의 구속 취소 소식을 듣고 '드디어 상식이 지켜지는구나' 생각했다"며 "헌재도 쉽게 파면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모씨(77)도 "우리가 맹꽁이 같은 좌파 세력에게 지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싸울 맛이 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가 결정된 이후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한남동으로 대거 몰려오기도 했다.
지지자들이 관저 앞으로 모여들자 경찰도 경비를 강화했다. 경찰은 관저 앞 기동대 수를 기존 8개 부대(500여명)에서 18개 부대(1100여명)로 늘렸다. 관저 인근 한남대로에 경찰버스로 이중 차벽을 만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기 전까지 집회가 열렸던 볼보빌딩과 한남초등학교 인근에는 바리케이드가 다시 설치됐다.
진보 진영도 집회의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결정 긴급 규탄대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다음 날인 오는 8일 비상행동은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파면!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으로' 범시민 대행진을 연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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