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후 투자주의 지정 639건
전년 동기 대비 55.4%나 급증
평화홀딩스 한달새 108% 껑충
하루 20% 넘게 등락하며 널뛰기
전년 동기 대비 55.4%나 급증
평화홀딩스 한달새 108% 껑충
하루 20% 넘게 등락하며 널뛰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테마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선고 결과를 염두하고 유력 정치인과 연관 있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의 경우 기업 실적과 무관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지난 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제도상 투자주의종목 지정 건수는 639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411건) 대비 55.4% 늘어난 수치다.
시장경보제도는 투기적 또는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이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사전에 투자위험을 알리는 제도로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투자주의종목은 소수계좌 거래집중, 종가 급변, 단일계좌 거래량 다수, 풍문관여과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 등의 이유로 지정된다.
최근 석 달 간 투자주의 경고를 받은 종목들은 주로 코스닥 시장이다. 정치 테마주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가 크게 늘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관련 테마주로 얽힌 평화홀딩스는 지난 5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날 기준 평화홀딩스 주가는 7500원으로 한 달 전 주가(3590원)의 108%가량 뛰었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조기 대선을 예상하고 유력 정치인 테마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도 지난해 12월 7일과 지난달 22일 두 차례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 달 전 주가(4365원)와 비교하면 현재는 78.5% 급등한 7800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일별로 보면 정치테마주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평화홀딩스의 경우 지난달 20일 김 장관이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7일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소식 이후에는 두 종목 모두 하루 동안 20%가 넘는 등락폭을 보였다. 특히 오리엔트정공의 경우 장 초반 8% 상승한 뒤 장중 18% 넘게 하락했다가 종가 기준 -2.73%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테마주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치테마주는 해당 기업의 실제 사업이나 실적과 상관없이 정치 이슈와 주가가 연동되다 보니 자칫 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2017년 3월10일)를 앞두고 급등세를 보였던 정치테마주 역시 선고 이후 이벤트 소멸에 급락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였던 DSR은 2017년 탄핵 심판 선고일 직전 한 달간 55% 상승했지만, 선고일 이후 한 달간 20% 급락했다. 또 다른 문재인 테마주였던 우리들휴브레인 역시 선고일 직후 한 달 간 25% 급락했다.
특히 2017년 탄핵심판 선고 당일 정치테마주 주가가 하루 동안 급등락을 반복한 만큼 이번 선고일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정치인의 학연, 지연 등 단순 인적 관계에 근거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위험성이 높다"며 "풍문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기업 펀더멘털을 면밀히 확인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