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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화오션의 첫 미국 해군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수주로 국내에서 정비를 마친 '월리 쉬라'호가 정비를 마치고 출항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함정 MRO 강화 행보를 가속화 하는 시점에서, 한미 방산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가 6개월 간의 MRO 작업을 마치고 13일 출항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미 해군 함정 정비 협약을 체결한 뒤, 한 달 뒤인 8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윌리 쉬라 창정비를 수주하며 미 해군 MRO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같은해 11월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호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하며 미국의 신뢰를 확보했다.
월리 쉬라의 MRO 작업은 △선체 및 기관 유지보수 △주요 장비 점검 및 교체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전반적인 정비 작업이 포함됐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의 높은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정비 품질과 효율성 면에서 최상의 성과를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자체 기술력을 이용한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특히 초기 계약시 인지하지 못한 함정의 새로운 정비 소요를 확인해 기존 계약보다 매출이 대폭 중가한 수정 계약을 맺고, 계약 기간도 연장했다. 한화오션의 추가 솔루션 제시와 이를 해결하는 능력은 미 해군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해군 해상 수송 사령부 패트릭 무어 한국 파견 대장은 "한화오션 임직원들과 월리 쉬라호 승조원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이는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향후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RO 사업 수행 과정에서 국내 조선업계와 지역 협력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특히 두 번째로 수주한 유콘은 거제 지역 내 중소 조선업체와 협력해 정비 작업을 진행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전파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정비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협력업체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함정 유지보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방국 조선소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의 성공적 MRO 수행은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해군 MRO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잡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또,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을 넘어 아시아, 중동,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글로벌 MRO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TFT 상무는 "이번 MRO 사업 성공을 통해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세계에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한미 해군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해군 MRO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 해군 MRO 시장은 약 80억달러 규모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5~6척의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미 해상수송사령부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의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해 HD현대중공업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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