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30대도 6개월 연속 최대
투자 끌어낼 지원 과감해져야
투자 끌어낼 지원 과감해져야

일하지 않는 무기력한 청년이 1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를 잃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세대가 이 정도에 달한다는 것이다. 어렵게 일을 구한 청년도 4명 중 1명은 초단기 근로자로 분류됐다. 20대 청년뿐 아니라 우리 사회 허리에 해당하는 30대들의 '쉬었음 인구'도 6개월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젊은층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터가 지속가능할 리 만무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자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27만명에 육박했다.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인 50만명을 넘었다. 여기에 취업준비에만 매달리는 청년층이 43만여명이었다. 청년백수 120만명은 이들을 합친 숫자다. 저출산 여파로 청년층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는데 청년백수는 오히려 늘고 있으니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청년뿐 아니라 바로 위 연령인 30대의 설 자리도 좁아지고 있다. 지난달 그냥 쉰 30대 규모가 32만명에 달했다. 증가 속도도 심상치 않다. 30대 쉬었음 증가세는 2023년 7월부터 본격화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냥 쉬는 30대는 퇴직을 한번 경험한 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결국 20대는 기업의 경력직 우선에 밀려 기회를 못 잡고, 30대는 같은 경력직끼리의 경쟁에 뒤져 그냥 쉬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가장 왕성하게 에너지를 뿜어내야 할 2030 세대를 우리 사회 낙오자로 만들어선 안 될 일이다. 그냥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 자체로 사회적 낭비일 뿐 아니라 미래 동력 상실, 국가적 부담으로 귀결된다. 이 구조가 고착되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최선의 정책을 짜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기력한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은 전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높은 임금, 최상의 복지를 제공하는 일자리는 민간기업들의 몫이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보호무역 기조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미국발 관세전쟁 등 기업 환경은 갈수록 엄혹하다. 투자를 머뭇거리고 신규 채용에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의 자발적 투자를 끌어낼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경영 리스크를 키우고 기업 활력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은 자제돼야 마땅하다.
양질의 일자리는 사회 전반의 효율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풀고 강성노조에 휘둘리는 노사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교육·복지·연금 등 개혁의 중요성도 말할 것 없다. 최근 여야가 국민연금 모수개혁 합의에 이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 후속 구조개혁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첩경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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