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행 부동산 자금 작년 132억
2020년 3억에서 45배나 치솟아
양도·상속세 안내고 대출도 쉬워
가상자산 큰손들 구입 문의 급증
"원화 투자는 환율 리스크 주의를"
2020년 3억에서 45배나 치솟아
양도·상속세 안내고 대출도 쉬워
가상자산 큰손들 구입 문의 급증
"원화 투자는 환율 리스크 주의를"
![[단독]코인 부자들 세금 없는 두바이 집 산다 [해외 부동산에 몰리는 돈]](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1846452711_l.jpg)
#. 2023년 가상자산(코인)으로 약 50억원의 수익을 낸 30대 A씨는 아직 집을 사지 않았다. 현재 거주지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전세 26억원대 아파트다. 그런데 최근 집을 사는 데 부쩍 관심이 늘었다. A씨는 가상자산 업계의 권유에 투자용으로 두바이에 있는 아파트 매수를 알아보고 있다.
1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최근 들어 이른바 '코인부자' 사이에서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들은 세계 부호들이 모이는 두바이를 주목하고 있다. 두바이는 가상자산 관련 세금이 없을뿐더러 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가 없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대표 도시다. 두바이의 대형 및 중소 건설사들은 집값을 가상자산으로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는 "우리나라 벤처 1세대 대표들이 이미 두바이에 터를 많이 잡았다"며 "이후 많은 이들이 두바이로 집을 보러 가는 등 현지 투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또 "3억원을 가져가면 10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출문턱이 낮다는 데에 투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바이가 속한 UAE로 향하는 개인 부동산 투자금(법인 제외)은 최근 빠르게 증가해왔다. 본지가 입수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 취득을 위해 UAE로 송금한 금액은 91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화로 약 132억원이다. 이는 5년 전보다 45배, 44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2020년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에 그쳤던 송금액이 △2021년 50만달러 △2022년 80만달러로 늘더니 △2023년 520만달러 △2024년 910만달러로 급증했다.
두바이는 핵심 상업지인 비즈니스베이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크릭 하버·모하메드빈라시드(MBR)시티 등 인근 지역까지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초호화 커뮤니티를 갖춘 신축 단지들이 들어서는 중이다.
집값도 가파른 상승세다. 글로벌 부동산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올 한 해 두바이의 주거용 부동산 가치가 8%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계 컨설팅 회사 크래센트컨설팅의 유태양 컨설턴트는 "1년 전 중대형 신축이 5억~10억원으로 경기도 핵심지보다 저렴한 편이었다"며 "지금은 서울 평균 집값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취득 절차 중 발생하는 자잘한 세금과 환율 변동 리스크는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컨설턴트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거나 달러로 돈을 버는 상황이 아니라면 집값이 올라도 고환율 탓에 손실을 볼 수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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