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오빠가 끔찍한 성폭력 저질러
산부인과서 수술까지…평생 고통에 시달려
산부인과서 수술까지…평생 고통에 시달려

[파이낸셜뉴스] 40년 전 자신을 성폭행해 임신까지 시킨 사촌오빠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본 피해 여성이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 2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50대 여성 A 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사촌 오빠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학교 때 멀리 지방에서 사촌 남매가 우리 집으로 와서 같이 살고, 학교에 다니게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A 씨의 집에는 방이 2개뿐이었다. 어느 날 A 씨가 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을 때, 사촌 남매가 쓰던 옆방에서 '쿵' 소리가 났다.
"부모님 죽는 거 보고 싶냐" 사촌 오빠의 성폭력
A 씨는 "놀라서 방으로 달려갔는데 갑자기 사촌 오빠가 꽉 끌어안았다. 본능적으로 바로 뿌리치고 도망가려고 했는데 방 안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라며 "부모님은 맞벌이라 집에 없어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이후 사촌 오빠는 "만약 부모님께 얘기하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 부모님 죽는 거 보고 싶냐"며 A 씨를 협박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A 씨는 그 공포와 두려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사촌 오빠는 무려 3년간 A 씨를 협박하고 폭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A 씨는 "사촌 오빠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우리 집에서 나갔다. 하지만 그 이후 생리가 멈췄다.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너무 두려워서 엄마랑 같이 목욕하는 것조차 거부했는데 배가 눈에 띄게 불러오면서 들통났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목숨 걸고 산부인과서 수술"
이어 "엄마는 '아이 아빠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저는 공포에 질려서 '모르는 사람에게 당했다'고 얘기했다"며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목숨 걸고 산부인과에서 수술받았다. 중절 수술을 받은 다음 날 바로 등교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TV에 사촌 오빠만 닮은 사람이 나오면 숨이 안 쉬어지는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그는 "나중에 엄마 뜻을 따라 선을 봐서 결혼했다. 남편도 폭행과 도박에 빠진 사람이었는데, 임신이 되지 않아 결국 이혼당했다"라며 "어렸을 때 무리하게 수술하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게 이유였다"고 전했다.
또 A 씨는 성폭행범 사촌 오빠 때문에 자식 된 도리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급히 장례식장으로 갔는데, 문 앞에서 사촌 오빠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봤다"며 "거의 20년 만이었지만 무서웠다. 눈이 마주쳤는데 사촌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날 쳐다봤다"고 회상했다.
성폭행범은 호의호식…피해자는 평생 고통
그러면서 "혹시라도 나를 해칠까 봐 그리고 내가 겪은 일이 들킬까 봐 두려움이 커서 결국 장례식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어머니의 마지막 길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는 40년간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제보한 이유에 대해 "얼마 전 친척을 통해 사촌 오빠 아들의 결혼식 모바일 청첩장을 받으면서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소식을 알게 돼 사촌오빠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봤는데, 넓은 주택에서 골프하면서 그 지역 유지처럼 행세하고 살더라"라며 "아들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는 메시지도 적어놨다. 다정한 아빠이고 성실한 가장인 척하면서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성폭행범은 호의호식하고 피해자인 나만 왜 혼자 이 고통을 감당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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