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열여덟 홀로서기 외롭지 않도록 서울시가 돕습니다"[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30 18:30

수정 2025.03.30 18:30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전국 첫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병원비·취업 등 자립단계별 동행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서울시 제공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서울시 제공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이 오롯이 홀로 설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진정한 자립을 위해 이런 청년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보호 연장 시 24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자립준비 기간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5년으로 한정돼 있어 5년이 지나면 모든 지원이 일괄 중단된다. 서울시가 지난해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마스터플랜'을 마련한 이유다.

자립준비청년 전 단계인 아동기부터 자립지원 종료 이후까지 지원의 폭을 넓힌 것이다.

서울시에서 자립준비청년 지원정책을 이끌고 있는 김선순 여성가족실장(사진)은 30일 "현재 서울에는 1455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있으며, 매년 평균 150명 정도가 사회에 나오고 있다"며 "5년에 불과한 자립준비 기간에 집중된 지원만으로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진정한 자립에 도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마스터플랜'은 자립준비청년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국 최초의 중장기 마스터플랜이다. 지원 기간을 아동기부터 자립지원 종료 후까지 대폭 확대하고, 개개인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실장은 "특히 5년의 자립준비 기간이 끝났지만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청년들이 병원비 같이 긴급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SOS 긴급자금'을 신설했다"며 "고려아연, 구세군, 기아대책, 한화손해보험 등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6억1000만원 규모로 자금을 조성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매우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예상을 웃도는 규모로 자금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기업 참여를 확대해 자금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김 실장은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선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취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삼성전자, CJ나눔재단, SK행복에프엔씨재단과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역량 있는 청년들에게는 대기업 계열사 취업까지 연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와 8개 기관이 자립준비청년들의 첫출발 동행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은 "시장으로 업무를 다시 시작한 2021년부터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안정된 사회 진출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강화했다"며 "자립준비청년들이 오늘 뜻을 함께하신 많은 기업과 단체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험한 세상의 높은 파고를 굳건히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은 '열여덟 어른'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열여덟이라는 나이는 혼자 자립해서 홀로서기엔 여전히 어린 나이다. 김 실장은 "홀로 사회에 나온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우리 사회가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돼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