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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NPL 줄었다..폭풍전야[fn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7 06:00

수정 2025.04.07 06:00

3873억→1991억..공장 부실시 올 9兆 가능성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뉴시스 제공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KDB산업은행이 내놓는 NPL(부실채권) 규모가 줄었다. 산업은행의 NPL은 공장부실과 관련이 높은만큼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 등에 따른 공장 부실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공장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은행권 NPL 규모는 2024년 8조3000억원을 넘어 9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조조정 메카에서 벗어난 산은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5분기 NPL 매각을 채권원금인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1991억원 규모로 진행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73억원에서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차주(돈을 빌린 사람)는 85개 수준으로 큰 곳이 1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몇백억원대 다수 차주의 채권이 NPL로 나온 것과 분위기가 다른 부분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NPL과 구조조정(CR)의 메카로 불렸다. 중후장대 산업에서 대규모 부실을 떠안으면서다. 산업 구조조정에서 산업은행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될 정도였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투자를 정리하면서 NPL도 빠르게 정리됐다는 평가다. 현재 수준은 시중은행에 육박하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023년 말 0.81%(1조5000억원), 2024년 9월말 0.62%(1조1000억원), 2024년 말 0.60%(1조2000억원)에 불과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선제적으로 워크아웃 프로그램 등으로 여신관리를 잘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대비 NPL 매각 규모가 저조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폭풍전야..구조조정의 판 열린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NPL 매각은 상가 등 가계, 자영업자 부실이 반영됐을 뿐 공장까지 전이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공장 부실화가 실제로 일어나면 올해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9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이 공급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선순위 금리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기업의 이자부담이 적은 편이다.

3월 28일에 발행된 차환 목적인 '신보2025제4차'(425억원, 5개 기업), '신보2025제5차'(1415.5억원, 131개 기업)의 선순위 금리는 각각 2.982%다. AAA회사채2년물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는 없다. 지난 '신보2025제1차'(2250억원, 7개 기업) 선순위 금리 2.994%를 기록한 후 2%대다. 2024년에 이어 연중 최저치 기록이다.

문제는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데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관세전쟁, 인플레이션 등은 수출, 수입 모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 일으켜 기업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업계에서는 조만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구조조정의 판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중국, 미국과 달리 구조조정 대신 리파이낸싱(자본재조달) 등 편한 수단을 선택해 구조조정의 골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의 여력이 있는 현재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단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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