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열흘 만에 6% 빠지자
반등 노린 저점매수 수요 몰려
탄핵인용·관세전쟁 호악재 겹쳐
반등 노린 저점매수 수요 몰려
탄핵인용·관세전쟁 호악재 겹쳐

국내 증시가 미국의 상호 관세와 탄핵심판 선고 등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무려 6%가 넘게 빠졌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 같은 약세장에서도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 매수로 공격적인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3월31일~4월6일) 개인은 KODEX레버리지를 40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순매수 1위다.
해당 상품들은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의 수익률을 각각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지수가 1%올랐을 때는 2%의 수익을, 반대로 1% 하락했을 때 2%의 손실을 볼 수 있어 변동성과 위험성이 크다. 이에 통상 투자자들은 지수의 강한 반등 혹은 상승장을 예상할 때 해당 상품을 사들인다.
최근 증시의 급격한 하락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2600선을 회복한 코스피 지수는 이달 4일 2460선에 거래를 마쳤다. 열흘 만에 6%가 넘게 빠진 것인데, 개인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때 아무런 이유 없이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도 몰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스피의 단기 급락 이후 흐름을 살펴보면 수급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학습한 투자자들이 단타(단기 투자)를 노리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망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제각각이다. 탄핵 국면이 마무리된 만큼 내부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을 내다보는 시각과 관세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비관적 견해가 각각 제기되고 있다.
DS투자증권 양혜정 연구원은 "과거를 돌아보면 탄핵 결정이 마무리된 후에는 단기 반등이 분명 있었다. 실제 2004년, 2017년 모두 단기 상승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주식시장이 하락했기 때문에 상승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국내는 재정확대, 금리 인하 등 부양적인 정책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방향은 더 확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탄핵 인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한국 CDS 프리미엄의 하향 안정화"라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초반대로 떨어질 것이며, 하반기 추경 등 경기 부양 모멘텀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역시 하단이 오르고 상승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의 관세 강행은 주식시장 투자심리 훼손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며 "관세 피해는 즉각적으로 작용하지만 재구조화 효과 확인까지는 수년간의 시차가 필요해 주식시장의 기대 수익률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나, 포괄적으로 영향권에 진입했다"라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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