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후, 현안 관련 브리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정정요구 가능성 시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정정요구 가능성 시사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MBK파트너스 조사과정에서 이미 유의미한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고발·통보 등 절차에 따른 조치를 이달 중에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이전에 MBK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한 가능성을 포착,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와 기업회생 신청 경위 및 시점 등에서 기존에 MBK 및 홈플러스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MBK는 홈플러스 단기신용등급 강등이 확정 공시된 지난 2월 28일부터 회생절차 신청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금감원은 이보다 더 이른 시점에 MBK가 강등 가능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MBK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를 이미 준비하는 과정에서 6000억원에 달하는 단기채권을 발행해 개인투자자와 일반법인에게 손실을 떠넘겼을 경우, ‘사기적 부정거래’ 등을 적용해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금감원 입장이다.
이 원장은 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날까지 MBK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계획 등 구체적 변제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 “해당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했지만 지금 밝힐 수는 없다”며 “이미 검사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중요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필요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홈플러스 사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금감원은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이전에 MBK가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했을 것이란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다. 홈플러스 회계심사와 관련해서도 회계처리기준 위반 가능성이 발견돼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MBK 산하 투자자문사인 MBK 스페셜시츄에이션스(MBKP SS)도 검사에 나선 상태다. MBK 홍콩법인의 100% 자회사인 MBKP SS는 지난 2023년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당시 주체로 나선 바 있다. 금감원은 MBKP SS와 법무법인 광장 직원들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당시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MBK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원장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권신고서 심사 관련 입장도 내놨다. 이 원장은 “(증권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약 없이 신고서에 대한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유상증자도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기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예고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앞서 금감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금감원 요구에 따라 공시한 유상증자 축소 결정은 기존 3조6000억원의 자금 확보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2조4000억원으로 줄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유상증자 축소로 줄어든 투자자금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을 통해 확보키로 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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