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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vs 스테이블코인… 美中 기축통화 경쟁 디지털로 확장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4 18:22

수정 2025.04.14 18:22

美, 스테이블코인 육성기조 확정
달러 연동 코인으로 지배력 유지
신규 수요처로 미국채 규모 급증
中 연결된 USDT, 美규제에 흔들
CBDC vs 스테이블코인… 美中 기축통화 경쟁 디지털로 확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금지'와 '스테이블코인 육성 기조'가 새로 확정된 가운데 미중 'CBDC와 스테이블코인 패권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실물경제 기축통화를 둘러싼 달러와 위안화 경쟁이 가상자산 등 디지털 경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외신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행정명령에서 "합법적이고 정당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개발과 성장을 촉진해 달러의 국제적 지배력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전 바이든 행정부의 CBDC 개발은 중단하고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달러, 미국채, 스테이블코인의 삼위일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CBDC를 금지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 지배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CBDC에 쏠려있던 관심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무역과 경제 활동에 있어 달러의 활용성을 재차 높이고 미국채의 신규 수요처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구조상,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준비금에 필요한 미국채도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면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보유한 미국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양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한 미국채는 현재 1000억달러를 웃돌아 곧 한국 외환보유고의 미국채 보유량을 앞지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뒷받침할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이르면 오는 8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양당 모두 법안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달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를 가결한 상태다.

지니어스 액트 등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시 미국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우위를 확보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테더(USDT)와 써클(USDC)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테더는 중국과의 연관성이 짙은 반면 써클은 본사를 미국 뉴욕으로 이전하는 등 현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클이 미국 증시에 연내 상장되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일상화되어 스테이블코인이 곧 달러인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라는 호랑이에 블록체인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개념이며 미국 외 지역에서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재차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테더는 중국계 블록체인(트론)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지니어스 액트 등 미국 법안을 살펴보면 테더는 미국인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준비금 구성 변경은 물론 매월 감사 시행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이에 테더는 미국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별도의 스테이블코인도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테더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포필러스 변주웅 프로덕트 매니저(PM)는 "테더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서 담보금의 상당 부분을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미국채 자산도 독일이나 멕시코 등 주요 국가의 미 국채 보유량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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