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한미 통상협상 예고
美 "5개 우방국과 먼저 협의할것"
전문가 "美 부족한 부분 공략을"
美 "5개 우방국과 먼저 협의할것"
전문가 "美 부족한 부분 공략을"

【파이낸셜뉴스 서울·실리콘밸리=권준호 이유범 기자 홍창기 특파원】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와라."
트럼프 정부의 무역협상을 이끌고 있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TV 인터뷰를 통해 "수요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선의 제안'을 가져오라는 말로 협상의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국, 일본, 영국, 인도, 호주 등 5개 우방국들과 먼저 협상을 전개할 방침이다.
다음 주 한미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있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 측 협상대표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무역불균형 해소와 관련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합의 도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동맹 및 우방국들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관측된다. 베선트 장관이 "협상의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계 및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선의 제안' 압박에 대응, '조선·방산'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3대 분야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15일 대한상공회의소·한미협회 주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로버트 피터스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해군력이 급속히 확장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조선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함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마크 W 메네제스 미국에너지협회(USEA) 회장도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에너지 정책을 조율하고 공동연구와 상호 투자 기회를 발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두고 있는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문제가 한국의 협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겸 국가투자협력대사는 "조선, 원자력 건설 등에 한국의 강점이 있는 만큼 협상이 거칠게만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우방국 우선협상 방침에 정부는 만반의 준비로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이 아직도 한국의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 대해 관세 부과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극도로 유동적이어서 일본 등 주요국들과 협상의 속도를 맞춰가는 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jh01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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