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경수·김동연, 첫날 나란히 추모
공명선거 서약 → 세월호 기억식 → 충청 투표 개시
명낙대전 재현 않겠다는 의지 보여
공명선거 서약 → 세월호 기억식 → 충청 투표 개시
명낙대전 재현 않겠다는 의지 보여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조용한 출발’로 막을 올렸다. 이재명·김동연·김경수 후보는 경선 첫날 함께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추모의 뜻을 나누고 공정선거 서약식에서 품격 있는 경쟁을 약속하며 경선의 문을 열었다. 당 지도부는 후보 간 정파 갈등을 최소화하고 단합된 경선을 유도하기 위해 첫날 일정을 공동 구성했고 후보들도 책임과 화합이라는 키워드로 메시지를 맞췄다.
■세월호 앞에서 다짐한 ‘책임 정치’… 세 후보, 첫날부터 단합 메시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김동연 후보, 김경수 후보는 민주당 경선 첫날인 16일 오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
김동연 후보는 공식 추도사에서 세월호 희생 학생 4명의 이름과 사연을 직접 언급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아픔과 그리움은 더 선명해진다"며 "진실을 감춘 정권은 침몰했고 결국 파면됐다"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안산마음건강센터 개소와 4·16 생명안전공원 착공 등 경기도 차원의 성과도 소개하며 “국가의 책임은 단지 추모에 그쳐선 안 되며, 구조적 개혁과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SNS를 통해 '망각은 또 다른 참사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올렸다. 김 후보는 "보수정권은 참사가 발생하면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해왔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만든 위기관리매뉴얼을 이명박 정부가 외면한 것은 상징적인 일화"라고 지적했다.
세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는 경선 첫날부터 민주당 내 단합과 공동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됐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는 세 후보가 나란히 참석해 품격 있는 경선과 공정 경쟁을 약속했다. 이날 서약식에서는 후보자 비방,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등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세 후보가 차례로 서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경선 전 과정에서 품위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세 후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품격 있게 겨뤄달라"고 요청했고, 박범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상대의 흠결보다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데 집중해달라"고 밝혔다.
■‘명낙대전’ 재현은 없다지만… 충청부터 민심 경쟁 본격화
당 지도부가 이처럼 단합을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의 과열 경쟁과 갈등의 후유증이 자리한다. 지난 2021년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의 이른바 명낙대전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본선에서 내부 분열을 봉합하지 못했고, 대선 패배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에는 그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세 후보 간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단합 기조가 경선 내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세론을 꺾고 반전을 노리는 김동연·김경수 후보 입장에서는 차별화와 전략적 공세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김동연 후보는 이날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아니라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이)”이라며 정면 견제에 나섰다.
한편 충청권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며 민주당의 순회경선 레이스도 본격화됐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나흘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충청권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영남·호남·수도권으로 이어지는 4개 권역별 투표를 통해 오는 27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충남도당을 방문하며 지역 일정에 착수했고 김경수 후보도 곧 지역 민심 행보에 돌입할 계획이다. 충청권은 당내 경선의 전초전 격으로 각 후보 모두 첫 민심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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