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2.75%로 동결■
관세 충격에 원·달러 변동성 심화
토허제 여파로 가계부채 상승 우려
관전포인트는 비둘기파적 메시지
소수의견·포워드가이던스도 중요
경기 부양 필요성에 5월 인하 유력
관세 충격에 원·달러 변동성 심화
토허제 여파로 가계부채 상승 우려
관전포인트는 비둘기파적 메시지
소수의견·포워드가이던스도 중요
경기 부양 필요성에 5월 인하 유력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기조를 잠시 멈추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상호관세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가계대출 상승세가 재점화된 것도 금리 동결 재료로 쓰인 가운데, 올해 성장률 하방 압력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다음달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고환율에 가계부채까지...금리 동결한 한은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동결했다.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선 지난해 10월부터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올해 2월에도 금리를 한 차례 내린 금통위는 이날 금리 인하 기조를 멈춰 세웠다.이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크게 출렁이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결과다. 환율은 이달 1일 1471.9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에서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인용되자 1434.1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9일에는 1484.1원까지 올라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14일(1424.1원)부터 3거래일 연속 1420원대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 관세 수준에 따라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부동산 시장 불안도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강남 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제가 지난 2월 해제된 이후, 갭투자가 크게 늘면서 2·4분기 가계부채 상승세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는 전월 대비 47% 가까이 증가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지난 1년래 변동성이 가장 커진 수준”이라며 “최근의 환율 흐름은 한은에게 있어서 동결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토허제 해제 및 재지정에 따른 주택매매가격 상승 조짐이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인하를 개시하기 전에 4~5월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양 필요성 확대...5월 인하 전망
다만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색채가 옅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예상보다 강한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올해 성장률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관세는 유예됐으나 이와 관계없이 국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 당시보다 하방 위험이 더 확대됐다는 평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관세가 유예되었다 해도, 관세율이 조정될 가능성과 부과 시점이 더 미뤄질 가능성을 기대하고 경기 하방을 열어두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한국 외 기타 국가의 관세율이 높다는 것은 협상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 자체”라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날 '인하' 소수의견, 포워드가이던스 등을 통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하 소수의견이 1~2 명존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방문을 통해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이 5 명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 인하가 유력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 결과는 비둘기파적 동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서 중립금리 수준에 보다 가까워진 만큼 한은은 연속 인하 보다는 동결 후 인하를 선호할 것”이라며 5월 금리 인하를 예측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수출 감소세와 더불어 소비 위축 및 투자 축소 등은 내우외환의 국내 경제 현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5월 금통위에서는 중립금리에 한층 다가가기 위한 25bp(1bp=0.01%p)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