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청바지작가 최소영 “7년만에 개인전해요”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24 14:53

수정 2010.09.24 14:42

▲ 우포늪에서 from the Woo Po Swamp, 2010, Denim, 100x65.5x6cm.

한국의 우포늪도 런던의 밤거리도 청바지로 물들었다.

청바지로 미술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던 작가 최소영(31)이 7년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해외경매사가 쏘아올린 스타 작가. 20대때 뜨거웠던 국내외 미술시장속 핫(hot) 클릭이 됐다. 24살, 2004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예상가의 4배인 1000여만원에 작품이 처음 경매된 이후 200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7000만원에, 2006년 경매에서는 1억9500만원이라는 판매되면서 ‘청바지 작가’로 브랜드를 구축했다.

젊음의 상징, 늘 입던 바지.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일상적인 소재를 예술작품으로 탈바꿈 시킨 싱싱한 발상에 컬렉터들은 열광했다. ‘한때 없어서 못판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고 작품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붙이고 깊고 꿰매고…. 제작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

캔버스와 물감을 버리고 매체의 확장을 이룬 작업은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팝아트의 ‘무한도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청바지 회사도 울고갈 고정관념은 작가에 의해 깨졌다. ‘청바지 쪼가리’는 수천만원대 작품이 됐다.

그동안 5∼6년간 돈도 벌만큼 벌었고 작품도 해볼 만큼 해봤다.‘변화’는 미룰수 없는 숙제. 이제 좀더 다른 작품을 하기위한 돌파구를 찾기위해 물감을 쓰기 시작했다. 손바느질은 재봉틀을, 청바지엔 색이 칠해졌다.

인기를 뒤로하고 7년만에 여는 개인전은 ‘냉정과 열정사이’의 간극을 볼수 있는 시간.

오랜만의 전시여서일까. 갤러리측에 따르면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 구매가 이뤄졌고 해외컬렉터도 호기심을 늦추지 않았다”. 호평은 여전하다. “예전보다 더 치밀해졌고 밀도있다”는 반응이 우선.

노동집약적인 작업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천 위에 스케치를 한 뒤 청바지를 오려 붙이거나 탈색하여 꿰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낡고 헤지고 튿어진 청바지 조각들은 실밥까지 있는 그대로 살아났다. 수없이 자르고 비비고 탈색해 탄생된 다닥다닥 이어진 동네 풍경은 잊고 있던 어린시절, 옛시절의 향수와 따뜻한 감정을 끌어내 준다.

▲ 런던의 벽돌집 Brick House in London, 2010, Denim, 72.5x100x6cm.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이번 개인전에는 ‘부산 풍경’에서 벗어나 ‘눈온 풍경’ ‘런던 이미지’등 15점을 선보인다. 4m크기 대작이 2점이나 나왔고 100호크기가 대부분. 빨래가 널려있는 옥상, 버스정류장, 골목길, 도시를 가로지르는 대교, 하늘과 구름들. 친숙한 풍경들이다.

스타작가 작품값은 유명세만큼 궁금증을 자극한다. 갤러리측은 “크기 디테일에 따라 작품값이 다르다.호당 6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청바지회사 게스가 후원했다.
낡은 청바지, 안입는 청바지를 가지고 가면 작가의 대표작이 그려진 데님 숄더백을 받을수 있다.

관람객이 기부한 청바지는 최소영작가가 작품으로 만들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내년 상반기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며 경매 판매액 전액은 아동 복지 후원에 사용될 예정이다.전시는 10월 8일까지. (02)02-511-0668

/hyun@fnnews.com 박현주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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