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캠리,폭발적 인기..그랜저를 가로막다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26 22:30

수정 2009.10.26 22:30



그랜저가 캠리의 기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공식 론칭한 캠리,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RAV4 등 4개 차종의 사전계약물량이 250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점이 전국적으로 5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폭발적인 반응이다. 이 중 2000대 이상이 캠리의 계약 물량이다. 만약 소비자가 지금 캠리를 계약하면 2개월은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캠리의 인기에 밀려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수입차 경쟁모델의 판매량이 주춤거리고 있으며 특히 현대차 그랜저의 판매량이 지난달에 비해 급감해 캠리의 파괴력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랜저의 이달 20일까지의 판매량은 3048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의 지난달 판매량인 6146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달 그랜저의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1500대가량 줄어든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그랜저를 구매하려던 고객 다수가 같은 급이면서도 가격경쟁력이 있는 캠리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랜저 2.7 프리미어 모델의 가격은 3360만원이다. 여기에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장착할 경우 차값은 3510만원으로 캠리 2.5모델(3490만원)보다 비싸다.

게다가 캠리에는 후방카메라, 내비게이션, 7개 에어백 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으며 연비 역시 12㎞/ℓ로 그랜저 2.7 모델(ℓ당 10.6㎞)보다 뛰어나다.

때문에 도요타 영업사원들은 캠리를 그랜저급 모델로 소개하면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캠리의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경쟁력 있게 결정됐다”며 “그랜저나 쏘나타 등이 상당부분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캠리의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혼다코리아와 닛산코리아도 마찬가지. 특히 캠리가 어코드나 알티마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된 만큼 일정부분 매출감소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국토요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업체 한 관계자는 “캠리의 돌풍이 수입 중형차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도 “캠리의 신차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편 한국토요타측이 물량을 대규모로 한국시장에 풀어놓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서 캠리의 파괴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요타측은 일단 올해까지는 매월 500대씩만을 판매하고 내년부터 판매량 제한을 조금씩 풀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직 판매망이나 애프터서비스, 정비망이 촘촘하지 않기 때문이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