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뮤지컬 보러 내년엔 런던 갑니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04 16:33

수정 2008.12.04 16:33



어느새 2008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올 한 해 수십 개의 공연이 올려졌던 웨스트엔드에서도 2008년을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아쉽게 막을 내리는 공연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시작하는 공연도 있다. 2009년 웨스트엔드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을 뮤지컬 몇 편을 소개한다.

■가위손

1990년 제작됐던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이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으로 유명한 영국의 안무가 매튜 본에 의해 아름다운 댄스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2006년 런던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한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순회공연을 마치고 2년 만에 다시 고향인 웨스트엔드로 돌아온다.


대니 앨프먼과 태리 데이비스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악과 매튜 본의 힘있고 정교한 안무, 환상적인 무대장치로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두텁게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가위손’은 날카로운 가위손을 가진 인조인간 에드워드와 소녀 킴의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대사 없이 음악과 춤으로만 표현한 댄스 뮤지컬이다.

매튜 본의 ‘가위손’은 지난 2일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막을 올려 내년 1월 18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올리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영국 뮤지컬 중의 하나인 ‘올리버(Oliver)’가 2009년 런던에서 리바이벌 공연된다. ‘Food Glorious Food’ ‘Consider Yourself’ ‘You’ve Got to Pick-a-Pocket or Two’ ‘I’d Do Anything, Oom Pah Pah’ ‘As Long As He Needs Me’ 등 주옥 같은 명곡들로 가득한 이 공연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하는 이번 공연은 2008년 올리비에 어워드 최고 연출가상을 수상한 루퍼트 굴드가 연출을 맡았다. 또한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로완 앳킨슨이 페이긴 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으며, 주인공 올리버 역을 맡은 세 명의 아역배우들은 BBC TV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실력파 배우들로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 이미 ‘국민 남동생’ 반열에 올라서며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뮤지컬 ‘올리버’는 오는 12일부터 로열 드루어리 레인 극장에서 종영일을 정하지 않은 오픈런 형식으로 장기 공연될 예정이다.

■시스터 액트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뮤지컬 제작자로 나섰다. 그녀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영화 ‘시스터 액트(Sister Act)’를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다.

코미디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 삼류 여가수 들로리스가 갱단을 피해 수녀원으로 숨어들면서 일어나는 황당 에피소드를 그린 뮤지컬로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리틀샵 오브 호러스’ 등으로 오스카상을 8번이나 수상했던 작곡가 앨런 맨켄이 음악을 만들었다.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를 뮤지컬로 제작해 성공한 사례는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헤어스프레이’ ‘그리스’ 등이 있고 우리의 창작뮤지컬 ‘싱글즈’ ‘라디오 스타’ 등도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이다.

성공한 작품의 공통점은 흥행 영화의 탄탄한 스토리를 토대로 음악과 안무, 무대장치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영화에서의 감동과 재미를 더욱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가 또 하나의 성공적인 무비컬로 영화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런던 팔라디움 극장에서 내년 5월 7일부터 2010년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스릴러 라이브

명실공히 팝의 전설이라 불려지고 있는 마이클 잭슨. 그의 팬이건 아니건 간에 그가 만들어 낸 엄청난 기록과 수많은 히트곡 앞에선 그가 팝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그의 삶을 담은 공연이 바로 ‘스릴러 라이브’다.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쇼에 가까운 이 공연은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주옥 같은 음악을 만날 수 있는, 한마디로 ‘마이클 잭슨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아드리언 그란트에 의해 2006년 런던에서 초연됐으며 이후 투어팀을 결성해 영국 각지와 해외를 돌며 전 세계의 팬들에게 열광적이고 뜨거운 무대를 선사해 왔다.


‘스릴러 라이브’를 본 많은 관객들은 대부분 “마이클 잭슨의 콘서트를 보는 것 같았다”는 소감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비록 이번 공연에서 마이클 잭슨을 직접 볼 순 없지만 그의 주옥 같은 노래와 춤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라이브’는 내년 1월 2일부터 4월 12일까지 리릭 극장에서 다시 한번 런던 팬들과 만난다.

/런던=stonewall@naver.com 김자형통신원

■사진설명=가위손(맨 위), 스릴러 라이브(가운데), 올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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