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마케팅 달인] 정승인 롯데백화점 이사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31 15:16

수정 2008.12.31 15:16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해 12월 24일 하늘에서 눈은 오지 않았으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만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이뤄졌다.

인공눈을 뿌려 모두가 염원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실현한 것. 인공눈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들어낸 이가 롯데백화점 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통하는 롯데백화점 정승인 마케팅부문장(이사)이다.

정 이사는 “조사를 해 보니 지난 5년간 크리스마스 이브 때 눈이 내린 게 딱 한 번이었다”며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인공적으로라도 실현이 되면 다들 기뻐할 것 같아 실천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공중파 방송 3사가 모두 영상으로 담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고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어서 지난해 12월 24일 롯데백화점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정 이사가 낸 아이디어는 이것뿐 아니다.
롯데백화점에는 모든 직원들이 다 알고 있는 휴대폰 번호가 있다. 010-8975-0250이 바로 그것.

일명 ‘비타민폰‘이라 불리는 이 휴대폰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직원들이 수시로 걸 수 있고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 창고다. 비타민폰을 통해 낸 아이디어가 채택이 된 경우 그 아이디어로 인해 늘어난 매출의 1%를 1억원 한도 내에서 해당 직원에게 지급한다. 실제 서울 미아점 식품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3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주는 사은품인 각종 생활용품 대신 롯데포인트를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 100만원의 상금을 타기도 했다.

정 이사는 2009년 롯데백화점 모델로 남성 6인조 클래식 프로젝트 그룹 ‘디토’를 캐스팅해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백화점 모델은 주로 여성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상당한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 이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백화점의 주요 고객은 30∼40대 기혼여성인 만큼 젊은 남성들을 모델로 쓰는 것이 오히려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그룹이라는 점 역시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진다.


정 이사는 “롯데백화점을 더욱 젊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롯데백화점에 가면 언제나 재미있는 거리가 있다는 평을 받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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