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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북] MLB 100년 역사에 경영비법 있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1 16:20

수정 2009.03.11 16:20



■메이저리그 경영학(제프 앵거스·부키)

경영자로서 능력을 향상시키길 원하는가. 아주 특별한 경영 이야기가 야구장에서 지금부터 바로 시작된다. 낮에는 경영 컨설턴트로, 밤에는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제프 앵거스가 들려주는 야구와 경영 이야기다.

제프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영의 진수가 야구에 있다는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책에 담았다. 이른바 ‘메이저리그 경영학’(부키)이다.

저자에 따르면 야구를 어떤 학술적인 경영이론보다 훨씬 더 명쾌하고 광범위하게 일반 기업경영 현장에 접목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야구 경기장의 베이스에 빗댄 경영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모델들은 야구장의 다이아몬드처럼 네 개의 베이스로 나타난다. 네 개의 베이스는 성공을 원하는 경영자라면 누구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마치 프로야구 선수처럼 행동해야 한다. 즉 정해진 순서대로 ‘네 개의 베이스’를 순서대로 밟아야 한다. 점수를 따려면 말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성공이라는 홈베이스를 무사히 밟으려면 순서를 지켜야 한다며 저자는 독특한 이야기의 보따리를 푼다.

야구에서 얻게 된 경험과 사례를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 특히 공식적인 경영수업을 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을 컨설팅하는 데 사용했다고 하니 가히 믿어도 좋을 것이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에서 뽑아낸 아주 특별한 경영비법이니 ‘경영학 지식과 야구의 재미를 한번에’ 독자에게 제공한다.

책은 경영의 핵심 요소인 ‘운영관리’를 야구의 1루로 빗대면서 차례차례 ‘인력관리’는 2루로 견주고, ‘자기관리’는 3루, 마지막 홈베이스는 ‘변화관리’로 설명한다. 정말 그럴듯한 얘기다.

운영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지식이다. 모든 선수와 경기 데이터를 분석하는 야구야말로 그 어느 분야보다 지식경영에 탁월함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시간관리가 허술해도 문제는 생긴다는 브루크린 다저스의 브랜치 리키 단장의 명언은 참고할 만하다. “한 사람이 1분을 늦게 되면 적어도 150명의 시간을 빼앗게 된다. 이는 2시간30분이 늦는 것과 같다.”(76쪽)

그러니 조직의 수많은 자원이 회의하는 데 시간을 헛되이 소비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라는 지적이자 충고다. 그러니 회의는 ‘정시에 시작하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정시에 시작하되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 설사 늦더라도 그 사람 없이 시작하라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2루 진루의 출발점은 사람이 자산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여기서의 핵심은 인력관리다. 인력관리란 사람을 고용하고 훈련시키고 때로는 해고하는 역할로 선수 스카우트와 계약은 인재 고용으로, 안타는 직원 능력의 최적화로 빗대어 설명한다. 직원 능력을 최적화하려면 ‘실험하라’고 조언한다. 검증된 선수만 선호할 게 아니라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인사, 즉 포지션을 확정하는 데 신중하라는 얘기다. 따라서 인사의 핵심은 ‘관찰하고 측정하고 분석하라’에 집중해야 한다. 야구단은 모든 선수를 관찰하며 모든 훈련과 경기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한다면서 이를 일반 기업에서 부담스럽게 여기지 말 것을 애써 조언한다.

경영관리자로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한순간에 미끄러지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못해서다. 3루 진출이 쉽지 않은 이유다. 때로는 성격이, 더러는 고집스러운 신념이 발목을 잡는 것이라면서 ‘감정을 통제하라’고 충고한다.

‘홈 밟기’는 득점, 즉 성공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숙하게 ‘변화관리’에 대처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메이저리그 경영학’이 훌륭한 야구 책이라고? 아니다.
스포츠광이 들려주는 경영 입문서로는 이만한 책이 없을 듯하다.

/심상훈(북 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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