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반값에 드려요” 눈물의 상가 할인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7 17:13

수정 2009.04.07 17:13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시장의 침체로 상가 미분양 적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수도권은 물론 서울 강남권의 노른자위 아파트 단지 내 상가까지 ‘몸값’을 낮추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의 상가는 최근 들어 비공식적으로 분양가격이 30% 안팎 떨어졌다. 특히 ‘콧대’ 높은 강남권의 알짜 단지에서는 분양가격을 당초보다 절반 정도 낮춘 상가가 등장했다. 2007년 3.3㎡당 1억5000만원이라는 사상 최고 분양가를 자랑하던 송파구 잠실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도 분양가를 30%나 낮춰 재분양에 들어갔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시장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최근 상가 분양업체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장기 미분양으로 남겨놓느니 손해를 안보는 수준에서 과감하게 할인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요지 상가 50% 할인 등장

7일 상가업계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상가들이 경기침체로 분양 계약이 극히 저조하자 분양가를 앞다퉈 인하하고 있다.


2007년 3.3㎡당 1억5000만원으로 사상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잠실동 잠실트리지움 단지 내 상가는 지난달 분양가를 평균 30% 낮추고 재분양에 돌입했다.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이 상가는 2007년 분양 당시 지하철2호선 신천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는 초역세권으로 분양 성공을 장담했으나 이 때부터 시작된 불황에 1년여 만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 상가 분양대행사는 현재 5개 정도 남아있는 1층 전면부 상가 분양가를 3.3㎡당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5층은 분양가를 30% 낮추고 연 8%의 확정 임대수익보장 조건까지 제시했다.

서울 역삼동 D상가는 최근 분양가를 50%나 낮췄다. 2006년 입점한 이 상가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분양가를 절반으로 내렸다. 이 상가는 2005년 분양 당시 1층의 경우 3.3㎡당 5500만원이었지만 현재 275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지구 S상가도 준공이 다가오면서 분양가를 20% 내렸다. 오는 8월 입점 예정인 이 상가는 1층의 경우 3.3㎡당 40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낮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상가시장 투자자를 1년 넘게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도권은 물론이고 서울 강남권 상가도 분양가를 내리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택지지구도 30%할인은 기본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와 고양 행신지구, 성남 도촌지구, 남양주 가운지구 등 서울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상업시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미 입주가 시작됐거나 입주를 남겨놓은 곳을 가리지 않고 30%정도씩 낮춰 팔고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구 A상가는 분양가를 최근 30%나 낮췄다. 입주가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상가의 지하 1층과 지상 4층에는 30% 정도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이 상가 분양업체는 지난 2월 말부터 3.3㎡당 2000만원대 초반까지 분양가를 내렸지만 아직도 계약률이 오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고양 행신2지구와 남양주 가운지구의 상업시설에서도 분양가를 20% 정도 내린 곳이 수두룩하다.

현지 부동산업체 한 관계자는 “상가 투자자가 연 6∼7%의 수익률 보장을 제시해 오면 어쩔수 없이 분양가를 내려서 이 같은 조건을 맞춰주는 방법밖에 없다”며 “계약 의지만 보이면 30% 이상 할인이 가능한 곳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박대원 소장은 “워낙 불황이 깊다보니 거의 모든 상가들이 할인분양을 하고 있다”면서 “서울지역 일부 상가는 모든 점포에 대해 임대의향서까지 접수해놓고도 할인분양하는 경우까지 나올 정도로 상가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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