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현금 말라가는 조선株

노현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09 17:49

수정 2009.06.09 17:49



조선업종의 신규 수주량이 전무한 가운데 수주 회복이 지연될 경우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2012년까지 일감이 쌓여 있지만 신규 수주량이 없기 때문에 선수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건조에 필요한 자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사들의 올해 건조 예정 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아 연간 설비 가동률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0%에 육박할 전망인 가운데 2009년에도 매 분기 소요되는 운전자금은 지난해 4·4분기와 비슷한 규모라는 지적이다. 즉 신규 수주를 통한 선수금 유입이 없다면 분기마다 지난해 4·4분기와 같거나 더 많은 현금감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안지현 연구원은 9일 “지난해 4·4분기 조선업종의 현금 감소 요인은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서 선수금은 줄어든 반면 건조량 증가로 인해 운전자금 소요량이 늘어난 데 있다”면서 “만일 2009년 남은 기간에도 신규 수주를 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에 사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삼성중공업 7000억원, 대우조선해양 5000억원, 현대중공업 3000억원 등 상반기에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데 있다.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한 상태에서 다시 하반기에 추가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조선업종의 현금 유동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조선업종의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수주가 전무한 가운데 선수금 유입이 줄자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대부분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뿐 아니라 내년에 더 늘어날 선박 건조에 맞춘 설비 확장까지 포함해 예산 집행을 하고 있어 현금 유동성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설비 확장 없이 늘어난 건조 예정 물량을 소화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선수금이 원활히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설을 확장하기도 어려워 조선사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반기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진다면 재무제표와 현금유동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면서 “주가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종의 차입을 아직까지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수준에서 차입은 조선업종에 큰 부담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은 “지금까지 조선업종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면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조선사들이 차입을 하는 것은 당장 현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음 분기나 내년을 위해 미리 여유 있는 자금상황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hit8129@fnnews.com 노현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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