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에게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시련의 계절로 다가왔다.
김 사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승인하는 도중 최근 실적악화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 섞인 질타에 진땀을 빼야 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뼈 아프게 받아들인다. 다만 실적악화는 한진해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면서 “신조선(선박 신규건조), 선복(선박 내 빈공간) 활용 등 사업구조조정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주회사로 전환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김 사장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성토는 이날 계속됐다. 한 주주는 “지주회사 전환은 주주가치 극대화가 안 된다. 상반기에 엄청난 적자가 발생한 것은 경영진이 경영계획을 잘못 짜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주주는 이어 “한진해운의 신조선 발주가 너무 많았다. 경제가 나빠져서 실적이 나빠졌다고 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코스피 주가는 2배 이상 올랐는데 한진해운의 주식가치는 호황 때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손실 5348억원, 당기순손실 69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익 1854억원, 순이익 2301억원에서 모두 적자전환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매출 3조4571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4조2414억원에 비해 무려 7843억원에 가까운 매출 손실을 보였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경영이 잘못돼 주가가 추락했다”면서 “김 사장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주총에선 지난 9월 16일 이사회에서 결의됐던 지주회사 ㈜한진해운홀딩스(가칭)와 사업 자회사 ㈜한진해운(가칭)으로 분할하는 건에 대한 의결사항을 승인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주식 분할안은 참석자 대부분의 동의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김 사장은 “지주회사 전환은 사업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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