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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인도네시아 아체 도로공사 지휘 이희운 쌍용건설 상무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07 18:34

수정 2010.10.07 18:34

“반군 출신 브로커가 이권을 요구하며 공사 방해까지 했지만 단호히 거절했죠.”

이희운 쌍용건설 상무(56)는 인도네시아의 극심한 오지 지역인 반다 아체에서 도로공사를 수주하면서 경험했던 일화를 이같이 소개했다.

이 상무는 “반다 아체 지역은 30년 이상 대정부 반군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라며 “지난 2004년 12월 26일 쓰나미 대재앙 이후 반군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헬싱키 평화협정을 맺고 해체됐지만 이후 평화유지위원회(KPA)라는 이름으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해 왔다”고 말했다.

아체 도로 공사 초기단계는 이들의 이권 관련 공사 방해가 극에 달했다. 쌍용건설의 프로젝트는 아체주에서 역대 진행된 건설 프로젝트 중 최대로 수주 금액만 1억34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상무는 “KPA 소속으로 자신의 별명이 ‘코브라’라고 밝힌 반군 출신 브로커가 소규모 외주 업체에 상당분의 공사 수주 특혜를 강요했던 기억이 있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회고했다. 반군 출신 브로커의 강요로 즉흥적으로 팔씨름 시합까지 경험해야 했다.


쌍용건설이 수주한 아체 도로 연장공사는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서 칼랑까지 총 117㎞의 2차선 해안도로와 21개의 교량을 신설, 복구하는 것이다. 이 공사는 미국 조달 방식으로 진행돼 재정 지원이 안정적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상무는 “발주처인 미국 국제개발협력처(USAID)가 시공사 선정시 가격 제안보다 기술 제안에 많은 비중을 두며 세분화된 점수를 배정, 최종 낙찰자를 정하는 합리적인 방식을 적용했다”면서 “쌍용건설은 프로젝트 수주 후에도 발주처로부터 입찰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공사 경험이 잘 반영돼 극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아체 도로 수주 당시에 지사장으로 근무했으며 토목 전공을 살려서 기술 제안, 공사 시행법 결정 업무 등을 맡은 뒤 현장소장까지 역임 중이다. 이 상무는 지난 81년 쌍용건설 토목공사부에 입사해 2006년 25년 근속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해외건설 기여 공로로 국토해양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이 상무는 해외 수주시 유기적인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해외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장비, 인원, 협력업체, 자재 등 자원의 직접 관리에 의한 유연성 확보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마지막으로 해외 현장 근무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도전해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해외 현장에 근무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도전임이 분명하지만 도전 후의 성취감 또한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도전하며 좌절하고 이를 극복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스스로 터득하는 노하우는 확실히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신감 및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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