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민국 희망충전소] (상) 서민의 벗 미소금융 활짝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27 17:35

수정 2010.12.27 17:35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기업들이 경기침체 시기에 오히려 사회공헌 지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전경련의 ‘2009년 기업·기업재단의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비용 증가율은 2008년보다 22.8% 증가한 2조6517억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가 의미 있는 이유는 지난해 경제가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악화돼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경기침체로 지갑을 닫았을 때 우리 기업들은 오히려 사회공헌 비용을 늘리며 ‘나눔의 경영’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
이 역시 내부 비용을 절감하고 혁신기법을 도입하며 공격 경영을 펼친 기업들의 고군분투 때문이었다. 안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밖으로는 취약계층 지원에 더 많은 비용을 집행하는 상생의 철학을 실천해온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우리나라 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을 중심으로 서민들에게 빛과 희망의 충전소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2008년말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특히 서민들에게 타격을 주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빈부 격차의 심화, 일자리 부족, 중소기업들의 파산 등으로 경제공동체의 한 축이 무너져갔다. 정부는 ‘서민경제의 붕괴는 국가경제의 붕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대적인 경기부양정책에 나섰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일자리 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서민들을 위한 대출제도 개선 등 다양한 처방전을 내놨다. 이 가운데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곤란한 금융소외계층 대상의 미소금융사업이 가장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소금융사업이란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롯데 등의 기업과 주요 금융권 업체들이 참여해 신용등급 문제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지난달 30일 11개 미소금융재단 가운데 최초로 대출금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형오 숙명여대 교수(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왼쪽 첫번째)와 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오른쪽 첫번째)이 대출 고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소금융 최초 개시, 최초 100억 대출 달성

국내 6개 대기업 가운데 미소금융 스타트를 끊은 것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업이 출연한 민간 미소금융재단으로는 최초로 업무 개시에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그날 출범한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수원시 권선동에 본점 및 재래시장인 수원시 팔달문시장에 1호 지점을 출범시키면서 서민들을 위한 대출사업에 착수했다.

재단은 삼성 계열사가 연간 300억원씩 10년간 총 3000억원을 출연해 운영된다. 개인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소득, 저신용 계층이 대출을 신청하면 창업지원 교육, 사업컨설팅 등의 상담을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 뒤 최대 5000만원까지 연 4.5%의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상환은 최장 1년 거치 후 수년간 분할해 받기로 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올해 11월 말까지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 위주로 전국 13개 지역에 지점을 개소하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췄다. 이를 통해 재단 출범 11개월 만인 지난 11월 30일에는 미소금융재단을 운영하는 11개 재단 가운데 최초로 대출금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서민들의 경제적 자립에 기여했다. 이 공로로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지난 16일 미소금융 출범 1주년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믿음과 희망도 함께 드려요

그러나 삼성미소금융재단은 대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서민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함께 주고 있다. 제도권 금융이 외면하지만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이 믿고 대출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서민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직 공무원이자 현재 시장에서 행상을 하고 있는 한 미소금융 대출자는 “다른 곳도 아닌 삼성에서 믿고 돈을 빌려줬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미소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점 인근 지역뿐 아니라 지점이 설립되지 않은 지역에도 현장을 방문해 대출상담을 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영세 화물차주나 용달사업자들에게 특화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미용협회, 세탁협회 등 직업이나 계층별로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활발하다. 1284명의 삼성그룹 임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삼성미소금융 서포터스’가 대출 수혜자들에게 삼성만의 경영컨설팅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대출 수혜자 자녀들에게는 ‘삼성열린장학금’ 추천 및 음악회 행사도 하고 있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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