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한국 건설 우리가 이끈다] ⑪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고급 건설프로젝트 수주 주력”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07 16:15

수정 2014.11.07 01:27

“벤츠나 BMW처럼 건설업계에도 ‘명품 건설사’가 있어야 합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사진)은 “고부가가치의 고급 건설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해 명품 건설사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높은 부가가치 창출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시공에서 탈피해 고품격 건설사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의지는 ‘현장제일주의’를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는 김 회장의 신념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07년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역사상 단일 건축물 건설프로젝트로 최대 규모인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수주 일화가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호텔 입찰준비 중이던 2006년 11월 친분이 있는 싱가포르 전 관광청장이자 현 윙타이그룹 부회장인 에드먼드 쳉의 소개로 호텔 프로젝트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인 조지 타나시제비치 마리나 베이 샌즈의 싱가포르법인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평상시 가지고 다니던 회사 홍보책자를 펼쳐 보이며 쌍용건설의 다양한 해외 건설실적과 싱가포르에서의 활약상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김 회장 열의에 깊은 인상을 받은 법인장은 또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고 이후 김 회장은 해외출장 때마다 싱가포르에 들러 그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를 방문한 김 회장은 발주처 인사가 허리가 아파 출근을 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후 직접 집으로 찾아갔다. 공사를 발주한 것도 아닌데 회장이 직접 자택으로 병문안을 오자 법인장은 공사담당 임원들까지 집으로 불러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본격적인 공사와 관련된 의견이 오갔고 발주처 인사들이 조만간 쌍용건설 본사를 방문하겠다는 약속까지 얻어냈다.

입찰 초청 이후 2008년 5월부터 6차례에 걸친 가격제출, 총 25차례의 실무미팅 과정에서 쌍용건설 해외사업부와 싱가포르지사, 견적팀 등 관련 임직원들이 공법, 공사범위, 기간, 계약조건, 금액 등 발주처의 까다로운 요구에 완벽하게 답변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수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해 수주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쌍용건설은 다수의 호텔시공 경력으로 수주가 유력했던 화교계 기업인 홍콩의 개몬까지 제치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임직원과 현장에서 하나가 된 김 회장의 열성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리더십과 패기로 김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빠지지 않고 해외건설 현장을 찾아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들과 차례를 지내며 함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김 회장이 1983년 쌍용건설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김 회장은 더불어 크고 작은 해외 프로젝트 현장은 수주부터 시공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발주처에 회사 책임자의 의지를 보여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회사가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 외에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공을 들여온 아프리카 등지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결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승범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