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수입차 10만대 시대를 달린다] (1부) (2) 수입차 왜 타죠? “다 알면서 뭘?”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30 17:43

수정 2014.11.06 17:33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가 왜 좋으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조금은 난감해하는 표정과 함께 '다 알면서…'라고 답했다. 그 대답에는 '수입차=부(富)'라는 등식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입차가 왜 좋냐고 물으면 대개 '안전하니까' '디자인이 좋아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서' '조금만 무리하면 탈 수 있어서' 등 다양한 이유를 댄다. 즉 수입차를 보는 시각이 부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다양한 선택의 즐거움 누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 모델 수는 292개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모델 수 100여개보다 3배가량 많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넓다는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미니를 포함해 47개 모델을 판매해 가장 많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바흐 브랜드를 포함해 34개 모델, 아우디 24개 모델, 폭스바겐이 17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도 해마다 쏟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시작으로 33개 모델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고 연말까지 닛산자동차 큐브를 포함해 22개 모델이 새롭게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만 55개 새 모델이 국내 소비자들을 찾는 셈이다.

박동훈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은 "최근 수입차를 보는 시각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특히 수입차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는 젊은 층은 수입차의 디자인과 성능에 만족해 이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고가' 등식은 '옛말'

'수입차는 비싸다'는 막연한 생각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차도 많지만 생각 외로 국산차에 조금만 보태면 살수 있는 모델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92개 모델 가운데 4000만원 이하 수입차는 50여종으로 전체 17%에 달한다. 지난 2005년과 비교하면 2배나 증가한 셈이다. 물론 1억원을 웃도는 수입차 모델도 30%에 달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중대형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수입차가 많다는 이야기다.

수입차 업체들이 자국에서 쏘나타급 수준인 엔트리급 모델을 국내 시장에 쏟아 붓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입차가 고가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있다. 고급차, 대형차 위주로 형성돼온 기존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대신 상대적으로 중저가 시장과 중소형차 시장은 확장 여지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잠재 수요가 풍부해 수입차 업체 역시 박리다매를 통해서도 충분히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위주로 풍부한 대기 수요가 있어 업체로서는 최소 마진을 유지해도 사업성이 충분하기에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출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가 수입차도 씽씽

고가 자동차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났다. 7000만원 이상인 수입차는 지난 2003년 8248대 팔렸다. 이어 지난 2007년에는 1만2532대, 지난해에는 1만7573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7000만∼1억원대 수입차가 지난 2003년 4292대, 지난 2007년 5936대, 지난해에는 9436대가 판매됐다.
1억원에서 1억5000만원대 수입차는 지난 2003년 2809대, 2007년 4171대, 지난해 5003대를 기록했다. 8년 만에 78% 상승한 셈이다.
1억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차량 역시 지난 2003년 1147대에서 지난해 3134대로 170% 정도 판매 신장을 보였다.

/kkskim@fnnews.com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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