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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광개토프로젝트] 쌍용건설/싱가포르 ‘국민기업’ 대접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21 16:24

수정 2010.06.21 16:24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왼쪽 세번째)은 싱가포르 건설현장에 매달 2∼3회씩 방문하는 등 글로벌 건설현장을 누비고 있다.김 회장이 지난 2007년 싱가포르 오션프론트 프리니엄(고급아파트)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창사 이후 지난 33년간 약 78억달러(약 10조원대) 수주를 해외에서 달성한 글로벌 건설 명가다.

쌍용건설은 지난 1977년 창립 이후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중동 등 19개국에서 132건의 공사를 따냈다. 쌍용건설은 지난 1980년 싱가포르에 첫 진출해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바 있는 73층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를 포함한 싱가포르의 상징적인 복합건물인 '래플즈시티'를 시공했다.

특히 지난 2007년 9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진출 역사상 최대 규모 건축 프로젝트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6억8600만달러(9000억원)에 수주해 화제가 됐다.

이 호텔은 싱가포르 최초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으로 싱가포르의 미래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된다.

■싱가포르 상징 최고급 호텔 건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수주로 싱가포르에선 쌍용건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현지에서는 국민기업 수준으로 사랑받고 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이달 중 완공과 함께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한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하얏트 계열 호텔 및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시공했고 지난해 싱가포르에 첫 진출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인 'W호텔' 공사를 수주하는 등 수많은 최고급 체인 호텔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올 초 완공된 '오션프론트' 콘도미니엄은 싱가포르 정부가 휴양지로 중점 개발중인 센토사섬 해안 고급 주거단지에 5개동 264가구 규모로 아열대 기후인 싱가포르에서 별도의 냉방설비를 가동하지 않아도 내부 온도를 25.5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 설계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쌍용건설은 지난 1980년대 말에는 국내 최초의 해외투자 개발 사업인 미국 애너하임 매리어트 호텔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등 미국에서만 모두 7건의 개발사업을 연이어 추진했고 1990년대 말에는 국내에 이름조차 생소하던 두바이에 진출해 이 곳의 3대 호텔 중 2곳인 305m의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성공적으로 시공해 이후 국내 건설업체들이 두바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쌍용건설은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지가 매년 전세계 건설사의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는 부문별 실적 순위에서 지난 1998년 호텔부문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약 1만3000객실의 최고급 호텔과 8000병상에 달하는 병원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쌍용건설이 이달중 준공과 함께 개장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이 호텔은 지난 2007년 국내 건설사중 해외건축 사업 최대규모로 수주돼 화제가 됐다.

■싱가포르에서 국민기업 대우

쌍용건설은 지난 2008년 11월 국내 건설사가 당해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로 공사금액은 6억2700만달러(약 8200억원) 규모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지하 고속도로(0.56㎞)와 지하 진입도로(0.44㎞) 등 총 연장 1㎞,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2009년 6월에도 싱가포르에서 프랑스와 중국, 홍콩 업체로 구성된 3개국 컨소시엄을 물리치고 5억5300만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하철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건설 40여 년 동안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철도·지하철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단일 구간으로는 역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두 프로젝트를 발주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은 오는 2020년까지 도로, 지하철 등 도심 인프라 시설을 대거 확충할 계획으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에 앞서 2007년 6월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복구 공사 중 최대 규모인 아체도로 복구 및 신설공사를 수주했으며 8월에는 파키스탄에서 카라치항 부두 재건공사 등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따냈다.

■세계 최대 담수화 플랜트 완공

해외 플랜트 사업은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우수 하수 처리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하르그 원유 저장탱크, 카란지 가스 주입시설,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화력발전소, 사우디 하디드 제철소 등 다양한 공사를 수행해 왔다.

2008년 3월에 수주해 2009년 7월에 완공한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설비 시설이다. 담수 생산 용량 1일 3만t의 증발기 27대 규모로 250만 명이 1일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과 맞먹는 일 80만t의 식수를 제공할 수 있다.

쌍용건설은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함으로써 10년 만에 중동지역에 재진출하고 인근 국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담수 플랜트를 통한 용수 공급과 함께 쌍용건설이 개발한 환경 신기술 'KSMBR'을 활용, 하수처리 시설까지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어 중동, 동남아지역 등에서 차별화된 수주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김 회장 야심작 ‘마리나베이샌즈’ 세계가 주목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글로벌 사업장을 누비는 몇 안되는 해외 현장 건설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의 해외 건설현장을 한 달에 2∼3회씩 수시로 찾아가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글로벌 현장경영을 진두지휘한다.

김 회장이 최근 가장 큰 애정을 쏟는 해외 건설 사업장은 이달 중 공사를 마치고 개장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다. 이 호텔은 국내 건설사들의 건축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인 6억8600만달러(한화 9000여억원) 규모로 지난 2007년 9월 수주돼 화제가 됐다.

3개 동 총 2500개 객실로 구성된 이 호텔은 조형미를 살리기 위해 52도의 기울기로 시공해 '21세기판 피사의 사탑'으로 종종 불리는 김 회장의 회심작이다. 52층 높이의 3개 동 호텔의 옥상은 다리 교각처럼 서로 연결해 축구장 2배 면적에 달하는 공간에 수영장,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천상의 도시'가 꾸며졌다.

각종 건축 신기술 덕분에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까지 소개된 이 호텔은 2년이라는 짧은 공사기간을 마치고 이달 중 개장을 앞둬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경영 활동을 하면서도 싱가포르 건설현장에 거의 한 달에 2∼3회씩 방문해 공사를 사실상 총감독했다. 김 회장은 현지 고객들의 요청으로 싱가포르 건설현장을 마치 국내 지방 출장처럼 다녀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는 무박 2일로 여러번 갔다 온다. 아침 비행기로 가서 일을 보고 다음 비행기 타고서 곧바로 서울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고객의 사소한 주문에도 김 회장은 직접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를 때가 적지 않았다.

김 회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쌍용건설은 해외 건설현장에서 글로벌 정상급 건설사로 인정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건설사들을 능가하는 수준의 높은 공사비 단가를 받아내는 것도 이 같은 김 회장의 꼼꼼한 해외 현장경영 덕분이다.

또한 김 회장의 현장경영은 쌍용건설 직원뿐만 아니라 경쟁 건설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가장 닮고 싶은 경영자 중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 회장은 해외건설의 명가로 발돋움한 쌍용건설의 입지를 향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확고히 할 계획이다.

한동안 중단했던 플랜트 사업부문을 재가동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그는 밝혔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이 정유공장을 짓는 등 그동안 플랜트 시공실적을 쌓았다"면서 "최근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플랜트 공사를 완공하면서 3년 만에 플랜트 부문을 재가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쌍용건설의 수주목표를 국내 1조8000억원, 해외 1조2000억원을 합쳐 총 3조원대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면서 "향후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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