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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PC 업계, 부품수급 점검 ‘분주’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4 14:29

수정 2014.11.07 00:49

“전화를 스무 번 걸어도 한두 번 연결될 정도라 피해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이 어렵다.”

14일 국내 스마트폰, PC 등 디지털기기 업체들은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거래선의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바, 무라타제작소, 엘피다메모리,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그룹 등 반도체·부품업체들의 일본 동북부 지역 공장에 피해가 있지만 현지 일손 부족 및 통신시설 피해로 상황 파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등은 평상시 핵심부품을 짧으면 2주, 길면 한 달 분량까지 확보해놓고 있어 당장 제품 생산 및 출시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휴대폰·스마트폰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LG전자·팬택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부품 거래선을 복수로 정해놓고 있고, 일본 내 피해기업들도 핵심부품 생산은 거점별로 분산해놓은 상태라 당장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거래선과 연락이 꽤나 어려운 데다, 일본 내 물류의 복구 상황에 따라 부품을 가져오는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면밀히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스마트폰, PC 등 전자제품의 회로를 구성하는 필수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MLCC를 포함한 전자부품 세계 1위 기업 무라타제작소는 일본 내 미야기현 2개, 도치기현 1개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 상태.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제작소의 피해공장에선 MLCC가 아닌 액추에이터나 무선주파수(RF) 관련 부품을 주로 생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품들 역시 디지털카메라 및 통신기기들에 쓰이기 때문에 복구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다.

주로 저장장치용 반도체를 만드는 도시바, 엘피다메모리 등의 피해 정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도시바는 지난해 스마트폰, 태블릿PC의 데이터 저장용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세계 2위 기업이어서 현재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 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드는 애플 역시 도시바에서 상당수 물량을 가져다 쓰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에서 출시한 태블릿PC ‘아이패드2’는 전작을 넘어서는 수요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모두 D램과 낸드플래시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본 내 피해 여파로 스마트폰·태블릿PC 기업들이 한국 쪽에 대량 납품을 요구해도 적시에 공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업계는 완제품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가운데 관련 부품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소니에서 피해를 입은 동북 지역 6개 공장은 주로 집적회로(IC) 카드나 블루레이 디스크를 생산했던 곳이고 노트북 완제품 공장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논 역시 디지털카메라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공장들에 대해 정전 등 피해를 입었다.


국내 PC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외 대형 반도체 공장의 정전·지진 피해 때도 PC 완제품 가격이 출렁이거나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던 건 아니다”라며 “단 항만을 비롯한 물류 쪽 피해와 복구상황은 거의 알 수 없어 디지털기기 쪽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 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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