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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17) HDR FX, 45개국 무료 사진 앱 분야 1위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1 17:04

수정 2012.05.01 17:04

▲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는 꿈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넥슨 출신이라 게임뿐 아니라 드림웍스 같은 영화제작사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 김세중 젤리버스 대표는 꿈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넥슨 출신이라 게임뿐 아니라 드림웍스 같은 영화제작사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아닌 페이스북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토종 사진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개발사로서 해외 시장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젤리버스의 김세중 대표(32)는 최근 페이스북이 세계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강자인 인스타그램을 10억달러에 인수한 데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젤리버스가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촉망 받는 개발사지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각 대상이 아닌 어엿한 인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숨어 있는 것이다. 이미 2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 젤리버스를 알린 점을 감안하면 그의 말을 실언(失言)이나 객기로 넘길 수가 없다. 김 대표는 젤리버스를 세계적 벤처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우선 올 연말까지 전 세계 가입자 1200만명을 확보하고 사진과 동영상이 결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구상을 갖고 있다.

■인스타그램 제친 '다크호스'

지난 2010년 출범한 젤리버스는 다른 스타트업 개발사들과 달리 이미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젤리버스가 선보인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인 'HDR FX'는 지난달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전체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 대표는 "게임을 제외한 한국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세계 최대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인스타그램을 미국에서 제친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HDR FX는 지난달 28일 기준 45개국에서 무료 사진 애플리케이션 분야 1위에 오르며 현재 국내외 가입자 200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안드로이드 버전인 'FX 포토에디터'도 미국 사진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10위권에 들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애슐론2011'에서는 전체 350여 참가 기업 가운데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런 성과에 대해 "젤리버스는 최대 사용국이 미국인 반면 국내 매출 비중은 20%도 안될 정도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낮은 '롱테일' 전략을 추구한다"며 "기능적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차별화를 둔 '투트랩' 마케팅도 성공 요인이다.

그는 "현재 안드로이드 6종, 아이폰 2종 등 총 8종의 유·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는데 무료 버전은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개도국에서 인기가 높은 반면 유료 버전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이 주 사용국"이라며 "개도국은 대신 광고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르면 올 연말쯤 사진 외에도 동영상 등을 추가한 드롭박스와 플립보드의 중간 형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다만, 사용자 확보가 변수라 현재 500만명인 젤리버스 사용자 규모가 1200만명을 돌파하는 게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1인자 될때까지 안주 안한다"

김 대표는 젤리버스가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최근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심심찮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젤리버스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최근 여러 대기업에서 사업 제의가 왔지만 파트너 관계가 아닌 일방적으로 솔루션 제공을 요구해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IT 생태계라는) 정글에서 왕이 되고 싶기 때문에 제도권에는 서둘러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넥슨 출신이라 게임쪽도 진출하고 싶고 언젠가는 드림웍스 같은 영화제작도 꿈이다"라고 했다.

정부의 정보기술(IT) 정책에 대한 애정 어린 쓴소리도 토해냈다.
"IT 분야의 글로벌 사업 지원은 많아졌지만 정작 글로벌에 대한 정책적 개념조차 명확지 않은 실정"이라며 "미국에서는 통해도 일본에서는 안되는 정책이 있다. 결국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국가별 맞춤 정책이 중요하기 때문에 젤리버스의 경험과 성공 사례를 정책 수립 단계에서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방송통신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에서 모바일 콘텐츠 분야 자문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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