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찰 ‘CJ 게이트’ 정·관계 수사 급물살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2 03:25

수정 2013.08.02 03:25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3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59)이 1일 오전 검찰에 소환되면서 CJ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이날 CJ그룹으로부터 현금과 골프접대 등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송광조 서울국세청장(51)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세청에 대한 CJ의 로비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전 전 청장을 상대로 국세청장으로 근무하던 2006년 당시 이재현 회장이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통해 건넸다는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와 수천만 원대의 고가 명품시계 2점을 받았는지를 집중 캐물었다. 허 전 차장은 지난달 27일 이미 구속됐다.

검찰은 당초 허 전 차장이 '배달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에도 주목했지만 그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 등을 볼 때 전 전 청장에게 금품이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청장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30만달러 가운데 20만달러 수수를 인정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품의 성격에 대해서는 청탁성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청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필요할 경우 허 전 차장과 대질 신문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청장 외에도 국세청에 대한 CJ의 로비가 전방위로 이뤄진 정황이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CJ그룹으로부터 현금, 골프접대 등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송광조 서울국세청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송 청장은 CJ글로벌홀딩스 대표인 신모씨(57.구속기소)로부터 수차례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씨로부터 "골프접대 등 송 청장을 지속적으로 접대했다"는 진술을 확보, 지난달 27일 송 청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CJ그룹으로부터 받은 접대 내역과 대가성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청장이 2006년 CJ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을 때 세무조사를 총괄하는 조사기획과장을 맡고 있었던 만큼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CJ그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지만 형사처벌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해당 기관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정황으로는 금품 수수액이 적고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아 형사처벌이 불가능하지만 추가 금품 수수 사실이 드러날 경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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