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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덫’에 걸린 국세청 망연자실 분위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02 03:57

수정 2013.08.02 03:57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1일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국세청이 충격에 빠졌다.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CJ그룹 측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30만달러와 값비싼 시계를 받은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되고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시점에서 국세청의 '사실상 2인자'인 송 청장까지 사의를 표명하자 국세청은 망연자실해 하는 분위기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서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송 청장의 사의표명 사실을) 알았다"며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국세청 관계자 역시 "며칠 전 현직 지방국세청장이 (CJ 세무조사 무마 청탁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내부에서는 설마하는 분위기였다"며 "보도가 사실인지 얘기만 오갔지 이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누구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송 청장이) 가능성 많은 분이었는데 무거운 마음"이라며 말을 아꼈다.

송 청장은 행정고시 27회에 합격해 국세청에 입문한 이후 국세청 조사기획과장,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능력을 인정 받았고 지난 4월에는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올랐다.

특히 송 청장이 서울지방국세청장 부임 직전 국세공무원 세무비리 사건감찰 등 부조리를 단속하는 감사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국세청 직원들의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청장은 1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으로 출근해 언론 및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차단한 채 거취를 고심하다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관리를 총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으로부터 송 청장에게 CJ그룹에 세무조사와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골프 접대 등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지난달 27일 송 청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청장은 지난 2006년 CJ그룹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조사를 총괄하는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을 담당했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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