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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땐 원화 가치 ↑ 엔화 ↓”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5 16:56

수정 2014.11.03 12:39

예상대로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출구전략에 돌입할 경우 한국의 원화 가치는 오르고 일본의 엔화 가치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집중된다. Fed가 1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을 실행할 것이란 게 시장의 우세한 전망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렉스칼럼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아시아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저평가됐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통화정책이 다소 변경, 정상화되더라도 해외 기관투자 등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해외자본 유입은 원화가치 절상의 요인이 된다.

비슷한 이유로 크레디트아그리콜도 Fed가 자산 매입 축소에 돌입할 경우 한국의 원화 및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국이란 점도 향후 원화 절상이 점쳐지는 이유다. 이는 최근 Fed가 '출구전략 공포탄'을 날릴 때마다 어김없이 뒤집어졌던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들과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는 "(양적완화(QE) 축소 매입이 시작될 경우) 반사적인 투매가 잇따를 수 있으나 정책이 명료해지면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건전한 국가들의 화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및 인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상수지 적자국으로 미국에서 자산 매입 축소 시사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자본이탈 및 주식시장 폭락 등과 같은 충격이 잇따랐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부터 처음으로 QE 축소 시사 발언이 있었던 지난 5월 22일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6%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이에 비해 엔화 가치는 미 출구전략과 동시에 무한대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는 미국과 무제한 양적완화를 골자로 하는 일본의 정책적 차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은 미국 채권에 대거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해외 투자 증가는 자금 유출을 유발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배경이 된다.

만기가 같은 두 나라의 수익률 차이는 벌써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5월 초 1.6% 수준에 그쳤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 부근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보다 2.22%포인트 더 높았다.
지난 2011년 4월 이후 가장 큰 차다.

케시 리엔 BK자산운용 외환 투자전략가는 "전 세계 투자를 이끄는 동력은 수익률"이라며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내 저금리로) 자금을 해외에 투자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ANZ 외환 투자전략가인 쿤 고도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이 올해 말 105엔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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