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천폐지’에 정치생명 건 安, ‘무공천 철회’ 결론날땐 타격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09 17:22

수정 2014.10.28 13:23

새정치민주연합이 9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여부를 묻는 전(全)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실시함과 동시에 '정치인 안철수'가 기로에 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적 명운과 득실이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10시45분께부터 조사를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진행했다. 당초 9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마감키로 했으나 설문문항을 놓고 참석자 간 의견이 갈려 이를 조율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은 기초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공천을 하는 상황에서 공천을 하지 않으면 불공정한 선거가 되므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더라도 애초의 무공천 방침대로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다음 의견 중 어디에 공감하는가'라는 질문에 '1.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을 해야 한다. 2.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했다. 결과는 10일 오전 합산 작업을 거쳐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한 후 공식 발표된다.

이번 조사는 안 대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정치 생명을 걸고 이번 문제를 돌파하겠다"고 한 만큼 조사 결과가 안 대표의 정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조사 결과 '무공천'이 유지된다면 안철수 대표는 한숨 돌리고 지방선거 준비에 매진할 전망이다. 물론 새누리당과 다른 룰로 겨뤄서 기초선거에서 참패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선거 참패시를 가정해 지도부를 흔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무공천 철회'로 결론이 나오면 안 대표는 표면상으론 국민과 당원 뜻에 따른다는 명분은 취하겠지만 결국 공천 폐지를 주장하며 '약속 정치'를 강조해 온 자신의 신뢰 이미지엔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된다. 자신이 지난 대선 때 내세운 공약도 파기하는 꼴이 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고리로 구 민주당과 합당에 나선 창당 정신도 부정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겠다"든가 "대표직을 걸겠다"든가 하는 식으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실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실시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무공천 유지를 바라는 지도부와 공천 선회를 기대하는 세력 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의 선택은 일신의 안위를 꾀하는 구차함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당당한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민병두 전 전략기획본부장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뮬레이션을 주말에 두 차례 돌린 결과 (무공천 의견이 많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공천 철회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을 언급하며 무공천 철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공천을 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역전됐다. 기호 2번을 달고 박근혜 정권 심판에 나서도록 여론조사에 적극 나서달라"고 글을 남겼다.

김기식 의원도 트위터에 당 지도부가 전날 재검토를 발표한 뒤 하루 만에 곧바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데 대해 "이미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과를 변화의 여지가 발생할 시간을 최소화해 재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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