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하고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학생이 2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피해 여학생인 A씨는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소문이 학교나 병원 등에 퍼지고 있어 인터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해학생과 잠자리를 하거나 사귀는 관계다 ▲피해자의 생활이 평소 문란했다 등의 소문이 병원과 학교에 퍼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가해학생 측에서 고대 의대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도 하소연했다. 그는 “전에 학교에 갔을 때 제가 인사를 해도 애들이 저에게 눈도 마주치지 않고 저는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제가 피해자인데 왜 남들이 저한테 이럴까 생각했는데 이런 설문지가 원인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60명으로부터 사인을 받았는데 가해 학생 부모들이 억울함을 호소해 의대 교수님들도 그쪽 주장을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악의적 소문으로 인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까지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 우울증하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 받고 매일 밤 수면제를 먹고 지금 약도 복용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부모님도 귀하게 기른 딸이 그런 소문이 나니까 너무 너무 속상해하시고 매일 밤 잠을 못 이루고 계신다”고 말했다.
고대 측의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및 처분에 대해 A씨는 “(지난) 8월 19일 날 교수님이 강의실에서 ‘가해학생들이 다시 돌아올 친구니까 잘해줘라’라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며 “혹시 그 학생들과 마주칠까봐 정말 악을 다해서 하고 있는 거라는 걸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재판결과나 학교가 어떻게 됐든 사람들이 그런 악의적인 정말 근거 없는 소문들을 얘기하는 것조차 그리고 믿는 건 더더욱 상상을 할 수가 없다”면서 “사람들이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고대 의대 가해학생들은 지난 7월 10일에 검찰에 구속 기소돼 8월 30일까지 3차 공판이 진행된 상황. 고대 측에서는 지난 5월 21일 사건 발생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징계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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