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처럼 편안한 나만의 공간
2000.08.11 04:54
수정 : 2014.11.07 13:23기사원문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이는 비단 나홀로족이 내뱉는 넋두리가 아니다. 삶에 찌든 사람들이 이따금씩 해방구를 찾기 위한 외침이다.
침대,소파,TV,오디오,노트북,냉장고,세탁기,샤워실 등 문화시설이 없는 게 없는 나만의 공간.
모처럼 푹신거리는 소파에 의지한 채 클래식 음악에 몰입하고,무료하면 TV를 켜고 다채널 위성방송 리모컨을 쉼없이 작동한다. 때로는 사이버 공간에 들어가 채팅과 게임을 즐기며 찌든 삶을 씻어버린다.
SBS 미니시리즈 ‘러브스토리’가 이런 장면을 고스란히 담아내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무대는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이화여대 후문에 있는 이병삼씨(51)네 콘도형 고급 원룸주택.
불면증에 걸린 만화가 기성(탤런트 권오중)과 수면공학도 서영(탤런트 김현주)이 이곳 원룸 내·외부를 배경으로 러브스토리를 엮어냈다.
이씨네 원룸은 우선 외양부터가 가히 독창적이다. 500평 규모의 땅 위에 같은 모양·크기의 3층(지하 1층)짜리 건물 4개를 나란히 세웠다. 아파트로 따지자면 4개동이 들어선 셈.
언뜻 보면 건물 생김새가 흡사 진지를 견고하게 구축해 놓은 요새(要塞) 같다. 창문은 외벽 곳곳 틈새에 좁게 나 있다. 하지만 채광은 뛰어나다. 특히 각 건물 초입 1층마다 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된 주차장이 낭만적.
이곳 원룸에 전·월세로 세들어 사는 가구수는 7,8,9평형으로 총 72가구. 주세입자는 여대생과 직장여성들이다. 해서 ‘금남의 집’이라고 불리는 명소다.
인터넷 전용선이 설치돼 있어 특히 인기다. 인기평형인 8평형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40만원선.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