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혈압발효유 고군분투

      2005.11.28 13:54   수정 : 2014.11.07 11:56기사원문


남양유업이 혈압발효유 시장에서 외로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6월 출시한 혈압발효유 ‘12080’은 국내 최초의 혈압 강하 발효유지만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남양유업이 속을 태우고 있다.

현재 ‘12080’은 하루 판매량이 8만개 정도로 손익분기점인 10만개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와 ‘12080’ 마케팅에 사력을 집중해 왔고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는 지난 9월 차음료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비하면 ‘12080’의 성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인 셈.

일단 남양유업은 “현재 장 발효유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불가리스도 처음 출시됐을 때 1년 반 넘게 고생했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은 초기에 고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의 시장파이가 커지려면 경쟁제품이 출시돼야 하는데 타 업체들이 도무지 나서려 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몇몇 유업체들이 이미 혈압발효유를 개발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시장 성장 속도가 느린 데다 남양유업의 주도권을 강화시켜 줄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양유업이 혈혈단신으로 출혈전쟁을 실컷 치르고 나면 적당한 시점에 무임승차하겠다는 심산인 셈.

이 외에도 ‘혈압강하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홍보할 수 없는 점도 시장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혈압발효유의 경우 위나 간보다 더 효능이 세밀해 혈압에 좋다는 기능성을 밝혀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식품위생법상 식품업체가 제조한 식품에는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과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표시할 수 없게 돼 있어 제품을 출시 해도 홍보를 제대로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혈압발효유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고 혈압에 문제가 있는 계층이 위나 간처럼 넓지 않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런 마케팅 애로를 감안, 공중파 광고보다는 ‘국민건강 프로젝트12080’ 체험단을 모집해 타깃을 삼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제품 유통면에서도 혈압환자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병원근처에 더 진열이 잘 되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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