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70% 증발.. 원유DLS '검은 눈물'
2016.01.19 17:17
수정 : 2016.01.19 21:48기사원문
유가가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원유 관련 투자상품'들의 원금손실구간(녹인)에 진입한 규모가 9000억원이 넘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이란 제재 해제 등으로 원유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커져 추가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어, 지금이 원유 DLS 등 유가 관련 상품에 가입할 때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유 상품 중 국내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원유 DLS'는 올 들어 최대 7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며 상환되고 있다. 유가 20달러 붕괴 전망도 나오고 있어 향후 만기도래 '원유 DLS'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원유 DLS' 중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품은 370여건(발행잔액 9010억원, 에프앤가이드 18일 기준)에 달한다. '원유 DLS' 미상환 잔액 1조3675억원(802건) 중 66% 이상이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이다. 향후 유가 20달러 선이 무너질 경우 추가 녹인 총 규모는 186건(1345억원)이다. 올해 만기상환된 22개 DLS(1월 15일 기준) 중 16개가 최대 70%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6개월 새 만기를 맞은 '원유 DLS' 손실 규모는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만기를 앞둔 원유 DLS 중 녹인 구간에 진입한 'H&D증권(DLS)612' '동양MYSTAR(DLS)148' '대우증권(DLS)1034' '동양MYSTAR(DLS)147' '현대able(DLS)8' 등 22종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원유펀드도 줄줄이 반토막의 손실을 기록했다. 100달러 이상이던 유가가 불과 2년 새 2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 -46.11%, 'KTB WTI원유특별자산펀드' -45.10%,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특별자산ETF' -37.32%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셰일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MLP펀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펀드'와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펀드'도 6개월 수익률이 각각 -36.22%, -39.10%다.
반면 기초자산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펀드는 고수익을 실현했다. '원유인버스선물ETF'는 과거 원유 선물을 매도해 지금 떨어진 가격만큼 수익을 보는 구조다.
2015년 4월 설정된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ETF'는 6개월 수익률 79.96%로 상품 출시 타이밍이 좋았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가연계증권(ELS), DLS 등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에 집중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 상품의 불완전판매 등 이슈는 제기할 수 있지만 현 시점은 오히려 파생결합증권 발행에 나서야 할 시점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점점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유 DLS 등은 기초자산 발행가격의 50~60% 수준 이하를 녹인구간으로 한다. 향후 원유 20달러에서 원유 DLS를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녹인 가격은 10~12달러로 형성된다. 만기 2~3년 이후 유가가 그 아래로 하락해 있지 않다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PB센터장은 "유가 바닥을 아직 논하기 쉽지 않지만, 현 시점에선 DLS 등 비중을 늘려갈 만하다"면서 "ELS, DLS 등 파생결합증권도 기초자산 가격이 낮을 때 매입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DLS는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계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를 보다 확장해 주가 및 주가지수는 물론 이자율·통화·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