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쳐본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난 떡볶이 마니아가 아니었다"

      2019.11.12 10:49   수정 : 2019.11.12 10: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 주인공 유미는 떡볶이 마니아 자신을 000으로 부른다. 이 단어는 무엇인가."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전국의 떡볶이 마니아를 지난 11일 서울 능동로209 세종대학교로 소집했다. 이 같은 필기 문제를 50개, 오로지 내 미각에만 의존해 무슨 브랜드의 무슨 맛 떡볶이인지 고르는 실기 문제를 10개를 풀어 국내에서 최초로 '떡볶이 덕후(마니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를 연 것이다.

떡볶이 마스터즈는 지난해 치킨 전문가를 가린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의 후속이다.

인기 개그맨 김신영씨의 사회로 시작한 국내 최초 떡볶이 경진대회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의 시작은 떡볶이 뷔페를 먹고 즐기는 축제였지만, 이내 장내는 고요해졌다.
20명여이 넘는 취재진도 시험지와 OMR 답안지를 받아들었다.

필기 1~3번은 듣기 영역, 1번부터 틀렸다.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공식 주제가 "떡볶이 떡이 떡볶이 떡이 볶이 볶이 떡볶이"에서 떡볶이가 몇 번 나오는지 맞히는 문제였다. 이 정도는 맞출 수 있겠지 싶었는데 리듬을 타다가 제대로 세지 못했다고 핑계를 대고 싶다.

4~50번까지는 필기 문제였다. 떡볶이의 유래와 떡볶이 코트의 유래를 묻는 문제부터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올바르지 않은 광고모델, 떡볶이 표준발음, 떡볶이의 영문 표기, 지도에서 신당동 떡볶이 지도를 고르는 항목도 있었다.

떡볶이 전문가를 가리는 만큼 "얼마나 많은 떡볶이를 알고 있는가", 즉 떡볶이 지식을 묻는 질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부산 깡통시장의 떡볶이, 오떡은 무엇의 줄임말인지, 중동 국가의 이름이 들어간 떡볶이, 망우동의 분식집 이름, 서울 강동구의 마늘떡볶이 집 이름, 대구에 위치한 떡볶이집 이름이 아닌 것, 서촌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 가게 이름 등도 끊임없이 물었다.

또 떡볶이 브랜드를 얼마나 깊고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도 물었다. 이를테면 두끼떡볶이의 해외 진출 국가가 아닌 것과 동대문 엽기 떡볶이의 매운맛 순서 5단계를 올바르게 고르는 식이다.


필기시험을 다 본 뒤 기자는 깨달았다. 비록 '주1회 떡볶이'를 먹지만 "떡볶이가 좋아요"란 명함도 내밀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대구가 떡볶이 성지순례를 도는 곳이라는 기본 정보를 시험을 보고 배우면서 이 문제를 다 맞힌 떡볶이 마스터즈 신인선씨를 존경하기로 결심했다.

실기 10문제는 더 까다로웠다. 맛만 보고 무슨 떡볶이의 무슨 맛인지, 이 떡볶이에 들어가지 않은 재료가 맛술인지 물엿인지 등을 골랐다.

이 경진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온라인 1·2차 예선을 치른 응시자는 57만8000명(누적 기준)이었고, 2312대 1의 경쟁을 뚫고 총 5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최고점자 4명은 무대에 올라 최후의 1인을 가리는 4강전을 도전골든벨 형식으로 치렀다. 마지막 문제는 대전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떡볶이집으로, 가장 많은 문제를 맞힌 신인선씨가 '제1대 떡볶이 마스터즈'가 됐고, 신씨는 "11월 11일은 떡볶이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신씨는 '1일 1떡볶이'를 1년 간 먹을 수 있는 쿠폰과 빨간색 떡볶이 코트 등을 상으로 받았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대회를 연 이유에 대해 "떡볶이는 동물이 아니다"라고 웃은 뒤 "떡볶이가 (치킨보다) 훨씬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이것을 기획한 우리팀은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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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 김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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