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MBC 임금체불 9.8억…임신근로자에 야간근로도"
2023.01.10 14:25
수정 : 2023.01.10 14: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화방송(MBC)이 10억원에 가까운 수당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임신한 근로자에게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는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26일부터 12월23일까지 MBC를 특별근로감독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고용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MBC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됨에 따라 진행됐다.
고용부 감독 결과 체불임금 9억8200만원과 총 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MBC는 노사 합의를 이유로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은 금액의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거나, 노사가 체결한 포괄임금 약정을 이유로 계약직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을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저임금 산정방식을 잘못 적용해 총 61명에게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임신했거나 출산한 지 1년이 안 된 근로자를 대상으로 '모성보호 조치'를 위반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임산부 또는 산후 1년 미만자 10명에게 43회에 걸쳐 고용부 장관 인가 없이 야간·휴일 근로를 시키고, 임산부 4명에게 19회에 걸쳐 법으로 금지된 시간 외 근로를 시켰다.
이외에도 정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근로조건 서면 명시 의무를 지키지 않는 등의 법 위반사항도 확인됐다.
정부는 MBC의 법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하도록 하는 한편 7건은 사법 처리(검찰 송치)하고, 2건은 8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한편 고소·고발이 제기된 MBC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서는 별도 수사가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작년 11월 최승호 전 사장 등 4명을 일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앞서 보수 성향의 MBC 제3노조는 '최 전 사장이 2017년 있었던 (제1노조인 민주노총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기자 88명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박성제 현 사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MBC가 직원들의 제대로 된 노동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관행을 혁신하고 법과 원칙을 확립해 노동조건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